대놓고 홍보성 출연이다. MBC 새 예능프로그램을 이끄는 스타들이 ‘라디오스타’에 나와 제대로 물어뜯겼다. 제작진에게 등 떠밀려 나온 이들이 안방극장에 웃음 폭탄을 투하하고 홍보와 함께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기는 제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김민종, 서장훈, 전현무, 씨스타 소유가 지난 30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집 주제는 이들의 출연 목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바로 ‘등 떠밀려 나온 사람들’ 특집. 김민종과 서장훈은 ‘라디오스타’ MC인 김구라와 함께 현재 ‘사남일녀’에 출연 중이다. 전현무와 소유는 각각 MBC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연애고시’와 ‘별바라기’를 이끈다.
그야말로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등 떠밀려 나왔다는 공통점이 있는 이들이라는 게 이날 ‘라디오스타’의 시작이었다. 홍보성 출연이었지만 ‘라디오스타’가 언제나 그렇듯 스타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김민종은 김구라와 서장훈의 폭격 속에 귀여운 글래머를 좋아한다는 낙인이 찍혔다. 심지어 20대여야 한다. 김구라는 김민종의 까다로운 여성관을 폭로하며 “쉽지 않은 길이지만 포기하지 말자”고 김민종의 결혼을 성사하기 위해 끊임 없이 주선을 하겠노라고 선언했다. ‘사남일녀’에서 그러하듯 착한 성품의 김민종은 동생들의 폭로에 휘청거리면서도 허허실실 인간미 넘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서장훈은 솔직한 입담을 자랑했다. 숨김 없이, 꾸밈 없이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힘을 가진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윤후의 악성댓글에 일침을 가하기도 하고, 김구라의 거침 없는 폭로에 맞대응을 하며 뛰어난 입담을 자랑했다. 왠지 모를 투덜거림 속에 느껴지는 구수한 인간미는 평소 결벽증이라는 시선 속에 끊이지 않는 루머에 대한 해명의 진정성을 높였다. 김구라와 티격태격하면서도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마냥 즐거운 서장훈의 적극적인 예능프로그램 출연 자세는 호감도를 높였다.
언제나 이야기꺼리가 풍부한 전현무는 또 한번 MC들의 공격 대상이 됐다. KBS가 자신을 스포츠 중계 캐스터로 발탁을 하려다가 무산된 사건에 대해 해명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고, 김구라와 섭외 1순위 자리를 두고 자존심 싸움을 벌이며 재미를 양산했다. 왜 그가 예능프로그램 대세로 불리는지 매 순간 증명되듯 깐족거리며 쏟아내는 수다 가운데 형성되는 웃음은 ‘라디오스타’에서도 빛났다. 소유의 “말이 너무 많아서 싫다”는 일침에 당황하기도 하고, MC들의 짓궂고 직설적인 질문에 요리조리 피하지 않고 정면 대응하며 예능인으로서 열린 자세는 수도꼭지 튼 것마냥 자주 나온다 해도 반갑게 여겨졌다.
말 많은 오빠들 사이에서 홍일점이었던 소유는 솔직한 대화법으로 주목을 받았다. 전현무가 데뷔 초 자신과 멤버들에게 휴대전화 번호를 물어봤던 과거를 폭로하는 과정에서 대화는 웃음 폭탄을 선물했다. 전현무가 이상형과 거리가 멀다며 직설적으로 말하면서도, 철두철미한 경제 관념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재테크 상품을 실수로 말하며 도리어 MC들에게 밑밥을 제공하기도 했다. 가식과는 거리가 먼 소유의 솔직하고 다소 엉뚱한 면모는 많지 않은 분량에도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날 ‘라디오스타’는 입담 강한 스타들이 한데 모였다. 조근조근 할말 다하는 김민종부터 전문 예능인이 아니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웃긴 서장훈, 예능적인 작법에 능숙해 스스로 굴욕을 당할 줄 아는 전현무, 거침 없는 말솜씨의 소유까지 홍보라는 임무를 띠고 출연했지만 최선을 다해 웃긴 이들이 있었다. 덕분에 ‘라디오스타’는 3주 만에 돌아온 후 시름에 빠진 시청자들을 잠시나마 웃게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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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