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안타’ 김현수, 더 높은 곳을 향해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5.01 10: 41

김현수(26, 두산 베어스)는 최근 2가지 값진 기록을 작성했다. 지난달 26일 마산 NC전에서 통산 100번째 홈런을 때린 데 이어 29일 잠실 넥센전에서는 통산 1000안타 고지에도 올랐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의 대기록은 아니지만, 한 선수의 생애에 있어 쉽게 찾아오기 힘든 소중한 기록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김현수는 2개의 기록을 만들고도 크게 축하받지 못했다. 하나는 원정경기에서 나왔고, 하나는 팀의 패배 직전에 나왔던 탓이 컸다.
하지만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김현수는 “프로에 처음 왔을 때 1000안타를 치는 선배님들을 보며 나에게도 저런 날이 올까 생각했다. (1000안타 때)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2000안타를 칠 때는 좀 더 환영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1000안타 때 있었던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팀이 2-5로 뒤지던 29일 경기 9회말 2사에 김현수는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이 안타가 1000번째 안타였다. 그러나 곧바로 후속타자 호르헤 칸투가 초구에 아웃되며 경기가 끝나 김현수는 충분한 축하를 받지 못했다.
당시 김현수는 1루에 출루한 뒤 1000안타를 기념하기 위해 옆에 있던 전상렬 코치에게 공을 챙겨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김현수의 기록을 미처 알지 못했던 전 코치는 “왜?”라며 되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김현수는 상황을 설명했고, 이를 옆에서 듣고 있던 상대 1루수 박병호가 마운드 위의 손승락에게 공을 받아서 전달했다. “승락이 형은 공 던져야 하는데 왜 달라고 하는지 의아해 하더라”라고 말하며 김현수는 웃었다.
약간의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더 큰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김현수이기에 다음 대기록을 기약할 수도 있다. 해외진출을 하는 경우만 아니라면 현재까지 3명(양준혁, 전준호, 장성호)만 갖고 있는 2000안타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선수가 김현수다.
2000안타를 향해 가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자신의 타격이 가장 부드러웠던 2008~2009년의 폼을 찾아가려는 노력을 하는 중인 김현수는 “지금은 스윙이 많이 딱딱해졌는데, 부드럽게 스윙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예전의 폼은 잊었지만, 지금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긍정적인 신호는 삼진의 감소다. 팀이 치른 24경기 중 23경기에 출전한 김현수는 삼진을 단 6차례만 당했다. 특히 최근 11경기에서는 삼진이 2개뿐이었다. 스트라이크존 부근에 들어오는 어떤 공이든 안타로 연결시켰던 과거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다. 이 기간 동안 김현수는 3안타 경기 3번 포함 5번이나 멀티히트를 해냈다. 자신의 말대로 타격이 좋아지고 있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시즌 초 부진을 겪었지만, 부진을 털고 올라오는 과정에서 나온 값진 기록들은 김현수를 더 높은 목표로 이끌고 있다. 김현수는 1000안타를 만든 다음 경기인 30일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했다. 1000개에서 3개를 추가한 것이 아니다. 2000안타로 가는 길에 997개의 안타가 더 남아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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