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정인교(45) 감독이 보여줄 새로운 신한은행의 농구는 전임 임달식(50) 감독의 색깔과 어떻게 다를까.
신한은행은 지난 30일 정인교 감독의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신한은행은 여자농구계에서 지도력을 검증받은 정인교 감독의 경험을 높이 샀다. “최대한 빨리 팀을 추스를 수 있는 인물로 선정했다”는 것이 신한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실 신한은행은 이미 완성된 팀이다. 핵심전력 하은주, 최윤아, 김단비는 통합우승 7연패를 달성한 신한은행의 주역들이다. 김규희, 윤미지 등 임달식 감독이 발굴한 유망주들도 지난 시즌 빛을 발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불리한 경기일정을 딛고 챔피언 우리은행과 접전을 펼칠 정도로 저력 있는 팀이다. 여기에 정인교 감독이 어떤 색깔을 새로 입힐 수 있을까.

정인교표 농구의 핵심은 하은주의 활용법에 있었다. 정 감독은 “하은주가 지난 두 시즌 부진했지만, 결국 신한은행이 우승권에 꼽힐 수 있는 이유는 하은주다. 하은주를 살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인교 감독은 임달식 감독이 완성해 놓은 큰 틀을 유지한다. 대신 자신의 색깔을 가미해 신한은행을 보다 폭발력 있는 팀으로 바꿔놓길 원하고 있었다. 정 감독은 “신한은행의 라인업 자체가 충분히 폭발력을 낼 수 있다. 여자농구서 보기 힘든 폭발적인 농구를 하겠다. 지난 시즌을 보니 세밀함이 조금 부족했다. 정확한 패턴이나 슈팅도 떨어졌다. 그런 것들을 훈련을 통해 덧입혀서 모자랐던 부분을 채우겠다. 충분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202cm의 하은주는 외국선수가 재도입된 2012-2013시즌부터 크게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높이와 탄력, 기동력까지 두루 갖춘 외국선수 앞에 하은주의 신장과 높이도 크게 이점이 없었다. 하지만 하은주의 부진은 본인이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도 컸다. 정 감독은 “하은주를 잘 살릴 수 있는 외국선수를 물색하겠다. 다만 걱정은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대표차출 때문에 훈련할 시간이 적다는 점이다. 그래도 늘 같이 해왔던 선수들이라 기대를 건다. 시즌에 들어가서 (부족한 부분을) 차츰 정확하게 채우겠다”며 큰 그림을 봤다.
정인교 감독의 구상대로 하은주가 본래의 위력을 되찾는다면 신한은행은 큰 장점을 누릴 수 있다. 외국선수의 등장으로 자존심을 구겼던 하은주가 챔피언결정전 MVP 2회 수상에 빛나는 위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신한은행의 정상탈환은 하은주의 활용법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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