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기회가 있다. 그러나 더 처지면 시즌 중반 이후 운영에 큰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시즌 초반 하위권으로 내려 앉은 KIA·한화·LG가 5월 대반격을 이뤄내며 까먹은 승수를 만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시즌 극초반이라고 할 수 있는 4월 일정이 마무리된 가운데 프로야구 순위표는 위아래가 나뉘는 듯한 양상이다. 넥센·NC·SK가 꾸준히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와 두산이 호시탐탐 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다. 시즌 출발이 썩 좋지 않았던 삼성은 어느덧 5할 승률을 회복하며 치고 나갈 준비를 마쳤다. 이 6개 팀이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며 물고 물리는 접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결국 하위권에 처진 세 팀(KIA·한화·LG)의 마음은 급해질 수밖에 없다. 아직 초반이라고 위안을 삼을 수 있지만 지난해 성적을 보면 “더 처지면 위험하다”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지난해 4월까지의 성적만 놓고 보면 1위 KIA를 제외한 나머지 상위권팀(넥센·두산·삼성·LG)은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이 네 팀은 4월 종료 시점까지도 승률 5할 이상을 기록하고 있었다. 반면 5할 아래였던 롯데·SK·한화·NC는 결국 뒤집기에 실패했다.

아직 승차가 많지 않아 물리적인 추월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5월에도 이 순위표와 이 승률이 유지된다면 누적의 피로감이 쌓일 수 있다. 다른 팀들이 한결 여유있게 향후 시즌을 구상할 수 있는 것과 달리 하위권 팀들은 상대적으로 총력전에 나서야 한다. 여름 이후 체력이 버텨주질 못하고 추격 동력이 사라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직 힘이 남아있는 5월이 중요한 이유다.
타격은 기복이 있고 세 팀 모두 타격 자체가 나쁜 팀은 아니다. 결국 세 팀의 공통점은 팀 평균자책점에서 읽을 수 있다. LG(5.17), 한화(5.26), KIA(5.38) 모두 5점대 팀 평균자책점이다. 5점대 평균자책점을 가지고 있는 팀은 이 세 팀밖에 없다. 당연히 순위는 7~9위다.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성적이 좋지 않은 편이다. 결국 마운드를 어떻게 정비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결론이다.
KIA는 5월에 김진우의 복귀가 예정되어 있다. 정상적으로 몸 상태를 만든다면 선발진에서 큰 힘이 될 만하다. 양현종, 데니스 홀튼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선발 싸움을 해볼 수 있는 여건이 된다. 불펜이 약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5월 이후는 박지훈 곽정철 유동훈 등 복귀할 수 있는 자원들이 있다. 적어도 지금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한화는 유창식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두 명의 외국인 선수(앨버스, 클레이)의 분전이 절실하다. 불펜은 확실한 보직 정비가 필요하다는 시선이다.
LG는 새 외국인 선수 에버렛 티포드가 희망적인 투구 내용을 선보이고 있다. 류제국 우규민 등 토종 선발들의 컨디션도 상승세다. 불펜 전력도 자원은 충분해 세 팀 중 가장 마운드가 빨리 정비될 가능성이 있다. 김기태 감독이 자진사퇴라는 초강수를 쓴 만큼 선수들의 집중력에도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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