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인 유먼(35)은 역시 롯데 승리의 아이콘이었다.
유먼은 지난달 30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5피안타 4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막고 롯데의 6-4 승리에 힘을 보탰다. 유시즌 5번째 등판에서 또 승리투수가 된 유먼은 벌서 5승째를 올렸다. 5전 전승으로 승률 100%.
이날 유먼의 공은 썩 좋지 못했다. 4회를 제외하면 1~5회 모두 주자를 내보내며 득점권 위기를 맞았다. 무릎 수술 후유증인지 직구 최고 구속이 142km에 그칠 정도로 위력적이지 못했다. 볼넷 4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로 사사구만 5개가 될 정도로 제구마저 들쭉날쭉했다.

하지만 주무기 체인지업이 절묘하게 떨어지며 위기의 순간 유먼을 구했다. 3회 무사 만루에서 김태균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게 대표적이었다. 선발승 요건에 필요한 마지막 아웃카운트였던 5회 2사 만루 위기에서 송광민을 바깥쪽 낮은 140km 직구로 루킹 삼진 처리했다. 위기에서 실점을 최소화하는 운영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이날 경기 후 유먼은 "수비가 도움을 줬고, 타선에서 점수를 내준 덕분에 편하게 승부했다"며 "팀이 선취점을 내줄 때 마음 편하게 피칭하는 게 계속 승리하게 되는 원동력인 듯하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단순히 립서비스라고 하기에는 유먼이 나오는 날마다 롯데 야수들의 존재감이 어느 때보다 빛난다.
특히 롯데 타선은 유독 유먼이 선발등판하는 날 무섭게 터진다. 유먼이 마운드를 지킨 28이닝 동안 롯데 타선은 무려 48득점을 지원했다. 9이닝당 득점 지원이 무려 15.43점으로 선발투수중에서 압도적인 1위. 특히 지난달 11일 광주 KIA전, 18일 잠실 두산전, 23일 목동넥센전에 각각 15점·12점·10점으로 화끈하게 지원했다.
유먼은 5경기 중 퀄리티 스타트가 2경기 뿐이다. 나머지 3경기에서는 5이닝으로 선발승 최소 요건만 갖췄다. 그 날마다 타선의 화끈한 지원과 함께 불펜의 지키기로 승리가 만들어졌다. 개막 한 달 5경기에서 무려 5승을 거두며 어느 때보다 빠른 페이스로 승수를 쌓아 가고 있다. 그야말로 롯데 승리를 부르는 사나이다.
올해로 한국야구 3년차가 된 유먼이 4월까지 5승을 거둔 건 처음있는 일. 2012년에는 3승, 2013년에는 2승이었다. 2년 연속 13승을 거둔 유먼이기에 올 시즌 초반 페이스는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다. SK 박정배와 나란히 5승으로 다승 공동 1위가 된 유먼은 "다승 1위를 언급하기는 너무 이른 시점이다"며 "시즌 막바지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말로 남은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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