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부진' 한화 클레이를 어찌 하오리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5.01 06: 20

올 시즌 프로야구의 가장 큰 특징은 외국인선수들의 활약이다. 대부분 팀들이 투타에서 평균 이상의 외국인선수들을 데려와 전력 상승 효과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큰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팀이 있으니 바로 한화다.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가 공수에서 분전하고 있지만, 외국인 투수 2명의 활약이 아직 기대이하다. 특히 케일럽 클레이(26)가 시즌을 거듭할수록 흔들리고 있어 한화 코칭스태프 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
클레이는 지난달 30일 대전 롯데전에서 2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4실점(2자책)으로 조기강판됐다. 11일간 2경기라는 기형적인 경기일정에 따라 이날 한화는 선발 송창현을 비롯해 핵심 투수들을 일찌감치 가동했다.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클레이의 투구 내용이 못 미더웠고, 시즌 최소 이닝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이날 경기 뿐만이 아니다. 16일 광주 KIA전 3⅔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6실점, 22일 대전 두산전 3이닝 4피안타(2피홈런) 2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최근 3경기 연속으로 4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시즌 성적은 6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 6.75. 피안타율은 무려 3할4푼이다.
클레이는 직구 최고 구속이 146km까지 나오지만, 대부분 공은 140km 안팎을 형성하고 있다.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다. 미국 마이너리그 시절 제구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투수였는데 한국은 미국에 비해 스트라이크존의 좌우 폭이 좁다. 25⅓이닝 16볼넷으로 9이닝당 볼넷이 무려 5.68개.
클레이는 컷패스트볼·슬라이더처럼 종으로 떨어지는 것보다 횡으로 휘는 구종을 많이 던지는 스타일이다. 좌우폭 특히 몸쪽보다 바깥쪽에 인색한 한국의 스트라이크존에 클레이가 적응하기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다. 클레이 스스로도 "미국에 비해 스트라이크존이 좁다. 적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이야기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클레이의 부진 이유 중 하나로 커브의 활용을 지적한다. 좋은 커브를 갖고 있고도 많이 던지지 않는 것을 선뜻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커브는 종으로 떨어지는 구종으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데 효과적이다. 클레이가 종종 구사하는 커브는 낙차 크게 떨어져 타자들의 시야를 흐트러뜨리는 데 무엇보다 좋다.
그러나 정작 본인 스스로 커브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진다.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는 "캠프에서 두 달 동안 커브를 던졌지만 실전경기에서 많이 던지는 데에는 부담이 있는 모습이다.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떨어지는 점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연이은 부진으로 선수 스스로 위축돼 있고, 과감한 시도보다 피해가는 피칭이 되고 있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클레이와 앨버스 두 외국인 투수에 대해 김 감독은 "5월을 기대해 달라고 하더라. 슬로 스타터라고 하니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지금으로서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4월은 끝났다. 과연 클레이가 5월 반등 계기를 마련할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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