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재활캠프, 타격 1위 이재원 만들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5.01 06: 19

이재원(26, SK)은 3달 전까지만 해도 부상자 신분이었다. 손목에 칼을 댔다. 방망이를 잡지도 못했다. 시즌 출발을 함께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3달 후 이재원은 리그 타격 선두에 등극했다. 도대체 그 사이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SK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재활 캠프의 성과가 이재원을 통해 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즌 초반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인 이재원은 30일 광주 KIA전을 통해 드디어 규정타석에 진입했다. 이재원의 타율은 무려 4할6푼3리(67타수 31안타)에 이른다. 2개의 홈런, 16개의 타점을 기록했고 장타율도 7할1푼6리를 찍는 등 만점 활약이다. 부상으로 팀 전지훈련에 참여하지 못한 선수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재원은 지난해 마무리캠프 도중 투구에 손목을 맞아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년 연속 손목 부상에 답답함이 컸다. 이재원의 타격 재능을 최대한 활용하려던 SK의 구상에도 비상이 걸렸다. 우선 확실한 재활이 우선이었다. 이런 선수들이 팀 내에 많았던 SK는 과감히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재원을 비롯,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8명의 선수들을 모두 사이판으로 보냈다. 본진이 플로리다와 오키나와에서 훈련과 실전에 매달리는 동안 부상자들을 위한 별도의 캠프를 마련한 것이다.

구단 역사에서는 전례를 찾아볼 수가 없는 일이었지만 확신은 가지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괌 재활캠프를 떠났던 선수들의 회복 속도에서 희망을 찾았다. 김경태 재활코치가 8명을 인솔해 사이판으로 떠났고 이들은 본진과 떨어져 말 그대로 ‘재활’에만 매달렸다.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몸이 아픈 선수들이 한 곳에 모여 있다 보니 체계적인 재활 트레이닝이 가능했다. 본진에 합류했다면 생겼을 조바심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었다.
그 결과물이 시즌 초반부터 나타나고 있다. 이재원을 비롯, 윤길현 한동민은 재활캠프에 참여했던 선수들이다. 윤길현은 빠른 회복세를 보여 예상보다 빨리 필승조에 합류했다. 이재원 한동민은 시범경기부터 경기에 나섰는데 이들의 예상 복귀시점보다 역시 빠른 페이스였다. 구단 관계자들은 “이들이 시범경기에 뛰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효과가 있었던 셈”이라고 했다. 그런데 활약상까지 좋으니 미소가 절로 나온다.
이재원은 재활캠프를 되돌이켜 보며 “확실하게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우리끼리 재활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었고 몸 상태를 천천히 끌어올릴 수 있었다”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재활캠프가 없었다면 현재의 이재원이나 윤길현은 없었을 것이라는 고백이다.
번호표를 뽑은 선수들도 있다. 최근 1군에 올라온 한동민은 타격감을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다. 지금은 2군에 있지만 이명기 역시 예상보다 빨리 1군에 올라온 기억이 있다. 이승호 오수호 등 투수들의 페이스도 나쁘지 않아 후반기에는 히든카드로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SK의 투자는 헛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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