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스를 찾은 노경은(30, 두산 베어스)이 이번에는 7회를 넘기고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QS)에 성공했다. 팀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노경은의 호투는 충분히 빛났다.
노경은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8이닝 6피안타 8탈삼진 2실점했다. 지난 2경기 연속 QS를 달성했던 노경은은 이날 시즌 최다 이닝 투구를 하며 3경기 연속 QS를 이어갔다. 그러나 타선의 침묵 속에 팀이 패해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넥센 타선을 맞아 1회초를 삼자범퇴로 쉽게 처리한 노경은은 2회초 박병호-강정호-김민성으로 이어지는 넥센의 강한 타선을 3연속 삼진으로 잠재웠다. 140km대 중후반을 넘나드는 포심 패스트볼을 기본으로 포크볼과 슬라이더 모두 2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로 쓰기에 손색이 없었다.

3회초에는 선두 유한준을 좌전안타로 출루시키며 처음으로 내보냈지만, 실점은 발생하지 않았다. 문우람의 희생번트와 허도환의 볼넷에 1사 1, 2루에 몰린 노경은은 서건창과 비니 로티노를 각각 우익수 플라이와 유격수 땅볼 유도하며 이닝을 마쳤다.
노경은은 4회와 5회 역시 빠른 속도로 아웃카운트를 채워 나갔다. 4회초 2사 후 강정호를 중전안타로 내보냈지만 김민성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낸 노경은은 5회초 다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타선의 지원이 없어 승리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을 뿐, 모든 것이 완벽에 가까웠다. 5회까지 잡은 삼진만 6개에 달했다.
그러나 6회초 박병호의 벽을 넘지 못해 선취점을 내줬다. 선두 서건창에게 2루타를 허용했으나 도루하는 서건창을 3루에서 잡아 2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든 노경은은 윤석민을 볼넷으로 1루에 보낸 뒤 후속타자 박병호에게 초구에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홈런을 얻어맞았다.
추가 실점을 허락하지 않은 노경은은 8회까지 두 이닝을 더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8회까지 투구 수 106개를 기록한 노경은은 9회초 정재훈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팀 타선이 승부를 뒤집지 못해 1-2로 패한 가운데 패전의 멍에를 썼다.
하지만 완투에 가까운 피칭을 한 노경은을 탓할 수는 없다. 최고 구속이 151km에 달했던 포심 패스트볼을 기본으로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급격히 떨어지는 포크볼과 우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예리한 슬라이더는 박병호에게 허용한 투런홈런을 제외하면 넥센 타선을 누르기에 충분했다. 승리는 챙기지 못햇지만, 자신의 시즌 최다 이닝 기록을 갈아치운 값 있는 투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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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