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첫 우승' 박배종, "착한 골퍼에 한 발...GDR 효과"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4.05.02 06: 50

생애 첫 우승을 경험한 박배종(28)이 '착한 골퍼'를 향해 한 발 내딛었다.
박배종은 지난 22일 경북 경주에 있는 경주신라컨트리클럽 화랑코스(파72, 6451야드)에서 열린 2014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챌린지투어에서 최종합계 11언더파 133타로 생애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첫날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4개로 안정적인 샷 감각을 뽐냈던 박배종은 2라운드에서 보기 1개를 범했지만 이글 1개, 버디 4개로 5타를 더 줄였다.

▲ 왜 '착한 골퍼'?
생애 첫 우승을 안은 박배종은 롤 모델을 따로 두고 있지는 않다. 팬들과 소통을 많이 하면서도 가족사랑이 깊은 PGA 투어 필 미켈슨(44, 미국)이 좋아보였다.
박배종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롤 모델이라고 따로 정한 선수는 없다. 하지만 기량은 좋지만 예의가 없는 선수가 되기보다 기량도 좋고 예의도 갖춘 선수가 되고 싶다. '착한 골퍼'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박배종이 미켈슨을 언급한 것은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바로 '쇼트게임의 황제'로도 불리기 때문이다. 박배종은 "샷은 괜찮지만 쇼트게임이 약하다. 매년 보완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다짐했다.
▲ 쇄골 부상과 욕심
박배종의 이번 우승까지는 큰 난관을 넘어야 했다. 바로 부상. 골퍼에게 더 없이 치명적인 쇄골 미세 골절이었다. 지난 2012년 5월 연습 중 통증을 느꼈는데 근육 통증 정도로 여겼다가 병을 키우고 말았다.
"처음 병원에서는 근육쪽을 다쳤다고 해서 계속 진통제를 먹어가며 연습했다"는 박배종은 "그러나 차도가 없어 정밀진단을 받아보니 골절이었다"면서 "그동안 그 상태로 4~5개 대회를 더 뛰었다. 그게 독이 됐다"고 털어놨다.
당시 박배종이 무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역시 1부투어 시드권 때문이었다. "조금만 더 하면 시드권을 딸 수 있는 자격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대회에 나갔다"는 박배종은 "그 때문에 8월부터 그냥 쉬어야 했다. 10월이 돼서야 스트레칭이 가능했고 시드전 연습도 할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 새롭게 만난 GDR
잠깐의 쉼표였지만 박배종에게는 치명적이었다. 박배종은 이를 공백을 메우기 위해 끊임없이 연습했다. 박배종이 찾은 연습 방법은 골프연습 전용 시뮬레이터로 알려진 GDR이었다. 스윙 스타일을 다양한 방면에서 분석해줘 큰 도움이 됐다. 박배종은 GDR에 대해 "필드와 비교해 시각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다르다. 진짜 코스와 비교해 잔디상태, 바람 등 자연적인 부분이 미흡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필드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다. 겨울 동안 경기감을 유지하기에는 최고였다"고 설명했다.
또 "정말 정교하더라. 샷의 미스 부분을 바로 체크할 수 있었다. 스윙 모습도 정면과 측면이 다 나오더라"는 박배종은 "GDR로 연습하고 비전을 통해 게임을 치면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체력 훈련 병행하니 인도어 연습장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박배종은 스크린골프 대회 GTOUR를 통해 대회 준비에 나섰다. 2013-2014 윈터시즌에 3개 대회를 참가, 실전 감각을 되찾았다. 박배종은 "필드 대회와 갖는 압박이 비슷하다. 다가오는 2014-2015 GTOUR 썸머시즌은 챌린지 투어와 일정이 다수 겹쳐 참여가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지만 기회가 되면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박배종은 일단 올해 목표를 2부 투어 정상으로 잡았다. "올해는 포인트제로 바뀌었지만 상금이 많으면 포인트도 당연히 높아질 것으로 본다"는 박배종은 "감히 2부 투어 상금왕에 도전하고 싶다. 승수도 추가하면 좋을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이어 181cm의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타 능력을 지닌 박배종이다. 그런 만큼 상대적으로 쇼트게임에 대한 단점을 보완하고 싶어한다. "100m 안에서의 쇼트게임만 좀더 강해지면 승산이 있을 것 같다"는 박배종은 "주위에서 응원을 많이 해주신다. 그런 분에게 보답할 수 있는 착한 골퍼가 되고 싶다. 이번 우승으로 그런 내 꿈에 한 발은 다가갔다 생각한다"면서 "한국, 일본, 더 기회가 주어지면 미국도 생각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투어 시드를 따는 것이 먼저"라고 다부진 각오를 내보였다.
'착한 골퍼'를 향해 첫 시동을 건 박배종이 과연 올해 챌린지 투어 상금왕과 동시에 시드권까지 가져갈지 기대가 된다.
letmeout@osen.co.kr
K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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