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선수민 인턴기자] 두산 베어스의 토종 이닝이터 노경은(30)이 돌아왔다.
노경은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6피안타(1홈런) 2볼넷 8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팀이 1-2로 패하며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노경은은 올 시즌 최다이닝을 소화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노경은은 이날 경기에서 5회까지 단 2개의 안타만을 내주며 넥센 타선을 압도했다. 특히 2회초엔 선두타자 박병호를 시작으로 강정호, 김민성을 3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좋은 구위를 보였다.

하지만 6회초가 아쉬웠다. 6회초 2사 후 3번 윤석민에게 볼넷을 허용한 후 박병호에게 던진 초구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며 투런포를 허용했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갔던 공이지만 상대는 지난해 홈런왕 박병호. 이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
결국 박병호의 투런포는 결승점이 됐고 두산은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노경은은 8이닝 동안 106개의 공을 던지며 역투를 펼쳤지만 팀 타선은 침묵했다. 비록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노경은의 피칭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간만에 이닝이터의 모습을 보였고 삼진도 8개나 잡으며 변함없는 구위를 선보였다.
노경은은 지난해 180⅓이닝을 소화하며 리그에서 6번째로 많은 이닝을 투구했다. 특히 토종 한국인 선수로는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최다 투구이닝 10위 안에 드는 한국인 투수는 노경은이 유일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닝만을 소화한 것이 아니다. 평균자책점도 3.84로 12위의 기록. 이 역시 한국인 투수 중에는 5위의 기록으로 토종 에이스 중 한 명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올 시즌 출발은 좋지 않았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3월 30일 LG전에선 4이닝 6실점으로 부진한 출발을 했다. 2번째 등판이었던 4월 5일 KIA전 역시 6이닝 4실점으로 제 모습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4월 10일 SK전에서 5⅔이닝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시즌 첫 승을 수확했고 이후로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날 경기에선 특유의 이닝 소화 능력을 보였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올 시즌 7회 이상 투구한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8개의 삼진 역시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두산은 노경은의 활약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두산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는 6경기에 등판해 4.50의 평균자책점으로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 크리스 볼스테드는 시즌 첫 두 경기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지만 이후 경기에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점은 토종 에이스 유희관이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유희관은 주변의 우려와 달리 ‘2년차 징크스’ 없이 더 발전한 모습으로 리그를 평정하고 있다. 여기에 노경은이 지난해와 같은 활약을 계속해서 펼쳐준다면 불안한 선발진에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다. 돌아온 노경은의 활약을 기점으로 두산 선발진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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