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강호동이 파일럿 프로그램 ‘별바라기’를 통해 시청자와 만났다. 강호동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유쾌한 진행과 일반인 출연자들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탁월한 소통능력은 스타와 팬들의 만남을 더욱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만들었다.
지난 1일 오후 11시 15분에 방송된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별바라기’에는 이휘재, 은지원, 손진영, 유인영, 인피니트가 게스트로 출연한 가운데 각양각색 팬들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공개돼 웃음을 선사했다.
좋아하는 연예인을 부르는 팬들만의 애칭부터 팬들이 수집한 X파일까지. 팬들의 시각에서 전개된 토크쇼는 연예인들의 일방적인 신변잡기 이야기와 관찰예능에 피로도가 쌓인 시청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별바라기'는 스타의 팬들이 출연해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스타와의 소중한 순간들과 나만 알고 있는 스타의 매력을 자랑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매력. 아이돌그룹 인피니트 덕분에 산후우울증을 극복한 전업주부의 사연은 공감대를 형성했고, 가족처럼 서로를 애틋하게 챙기는 손진영과 팬들의 관계는 감동을 선사했다.
역으로 이는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고 분위기의 완급을 조절하는 것이 MC 강호동의 역할이란 점을 시사한다. 이에 강호동은 ‘황금어장-무릎팍도사'를 이끌었던 것처럼 특유의 활기찬 리액션으로 노련하게 팬들의 이야기를 이끌어내며 제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또 '스타킹'을 통해 일반인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익힌 강호동은 일반인 출연자들의 이야기에 경청, 말문이 막힌 팬들을 도우며 매끄러운 진행을 이어갔다. 이휘재의 별바라기 정주란씨가 이영자의 사진을 칼로 그은 과거가 탄로나 어쩔 줄 몰라 하자, “우연히 그었네요. 어린 마음에 그랬을 거예요”라고 감싸며 팬들을 배려한 것.
그러면서 은지원을 보기 위해 열심히 공부를 했던 은지원 별바라기의 사연에 “전교 꼴등을 보기 위해 공부를 해서 전교 1등을 했다” 등의 멘트로 재미를 배가시켰다. 여기에 강호동은 팬서비스에 서운함을 토로하는 은지원 별바라기들을 위해 은지원과 노래방을 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스타와 팬들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이어줬다.
스타를 좋아해본 누군가에게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들의 관계를 이해할 수 없었던 누군가에게는 신선할 이야기 ‘별바라기’. 메인 MC 강호동은 스타와 팬들 사이를 오가며, 이들의 관계를 사람 대 사람으로 이어줬다. 쌍방향 소통 예능에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딛은 것. 단 1회만으로 명불허전 진행솜씨를 입증한 강호동의 ‘별바라기’가 정규 편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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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바라기'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