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내고 점수 막는 '믿을 맨' 유한준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05.02 06: 01

흔히 야구에서 점수를 내는 것은 타자들이고 점수를 막는 것은 투수들이라고 생각하지만, 타자들도 그라운드에 서면 상대의 점수를 막아낼 수 있다.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유한준이 최근 안정된 수비력을 유독 많이 선보이며 팀 실점을 막고 있다. 원래 강한 어깨, 빠른 타구 판단 등으로 뛰어난 수비 실력을 갖고 있으나 2011년 말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이후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는 동시에 출장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던 유한준은 올 시즌 공수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유한준은 지난 1일 잠실 두산전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이택근 대신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0-0으로 맞선 5회말 선두타자 양의지가 좌중간 안타를 때렸다. 유한준은 몸을 날렸지만 안타를 막지는 못했다. 대신 슬라이딩하며 원바운드된 공을 잡은 뒤 바로 2루로 송구해 주자를 1루에 묶어뒀다.

이어 1루에 있던 양의지가 도루를 시도한 상황에서 포수 허도환의 견제구가 2루에서 뒤로 빠지자 유한준이 공을 잡아 바로 3루로 던졌다. 양의지는 3루에서 아웃됐고 무사 3루의 실점 위기가 1사로 바뀌었다. 실점 위기를 넘긴 넥센은 6회초 박병호의 결승 투런포로 바로 경기 흐름을 가져와 2-1 승을 거뒀다.
유한준은 지난달 24일 목동 롯데전에서도 5-2로 앞선 4회 2사 만루에서 황재균이 우중간으로 강하게 날린 타구를 끝까지 따라간 뒤 다이빙 캐치하며 뜬공 처리했다. 다이빙 캐치였기에 빠졌다면 싹쓸이 동점이 가능할 수 있었던 상황을 막은 넥센은 10-3까지 점수차를 벌리고 가볍게 승리했다.
유한준은 4월에는 3할을 상회하는 뜨거운 타격감으로도 주목받았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시즌 초 "로티노도 좋지만 (유)한준이도 주목해달라. 한준이 덕분에 우리가 경기를 이기고 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잠시 방망이는 식은 모습이지만 타점 만큼 중요한 호수비는 팀에 승리를 가져다 주고 있다.
최근 만난 유한준은 "다른 때와 별로 다른 것은 없지만 지난해에 비해 마음을 가볍게 먹으려고 하고 있다. 사실 사람이 변하기는 쉽지 않다. 여전히 생각도 많고 부담도 있지만 최대한 생각 없이 경기에 임하려고 집중하고 있다"며 공수 활약의 비결을 밝혔다. 지난 2011년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유한준. 발전이라는 말보다 부활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유한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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