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수 감독이 말하는 홍상삼 리드 요령은?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5.02 06: 04

두산 베어스 송일수 감독은 잘 알려진 대로 포수 출신이다. 현역 시절 삼성에서 전담 포수로 좌완 김일융과 호흡을 맞췄고, 당대 최고 스타였던 이만수(현 SK 와이번스 감독)의 백업으로 활동했다.
현역 시절 공격형 포수였던 이 감독과 달리, 송 감독은 수비형 포수였다. 송 감독에게 현역 시절 플레이 스타일이 어땠냐고 물으면 스스로도 타격보다는 포수로서의 수비 능력이 장점이었다고 말한다.
그런 송 감독에게 홍상삼과 호흡을 맞춘다면 어떠한 리드를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들어왔다. 구위는 뒷받침되지만 제구가 완벽하지 않은 홍상삼 같은 유형의 투수는 리그에서 꽤나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케이스였고, 송 감독은 이러한 투수들을 이끄는 자신만의 방법을 갖고 있었다.

송 감독은 우선 “가운데에 앉아 움직이지 않고 어떤 구종이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지 체크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홍상삼은 평소 포심 패스트볼을 기본으로 포크볼, 슬라이더를 섞어 던진다. 커브를 구사하기도 하지만 비율은 낮은 편이다.
홍상삼이 가진 이 구종들 가운데 스트라이크존에 잘 들어오는 공을 적극 활용한다는 것이 송 감독의 생각이다. 홍상삼의 구위가 뛰어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송 감독은 “타자들이 빠른 볼을 노릴 것이니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서 던지게 할 것이다”라고 말을 이었다.
송 감독의 홍상삼을 리드하는 방법의 핵심은 타자들에게 공략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스트라이크존의 구석구석을 찌르는 공을 유도하기보다 구위를 믿고 자신감 있게 가운데에 찔러 넣는 것이다. 이는 스트라이크존 가운데에 들어간 공이라도 타자들이 항상 안타로 연결시킬 수는 없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 송 감독의 이러한 생각이 유효할 수 있는 것은 홍상삼이 구위로 타자들을 누를 수 있는 힘을 지녔기 때문이다.
송 감독의 말은 앞으로 홍상삼과 호흡을 맞춰야 할 양의지에게도 선택 가능한 하나의 길일 수 있다. 홍상삼은 제구가 되지 않아, 때로는 안타를 맞지 않기 위한 로케이션을 생각하다 스크라이크존 바깥으로 치우친 볼을 던지는 경우가 많았다. 자신의 공을 믿고 힘으로 승부하는 방법이 피안타율을 높이게 될 수는 있지만, 반대로 볼넷은 확실히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홍상삼은 이번 시즌 16⅔이닝에서 16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선발로 나선 2경기에서도 9⅓이닝 동안 7명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볼넷이 많은 투수는 근본적으로 6이닝 이상을 소화해내기 힘들다. 홍상삼은 자신이 가장 거침없이 던졌던 2009년 초의 모습을 떠올려볼 필요가 있고, 양의지도 홍상삼의 불안한 제구보다 뛰어난 구위를 생각해 좀 더 적극적으로 타자들과 상대해보는 방법을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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