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땜의 사흘이었나?
지난 4월 29일부터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SK 3연전은 무수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말 그대로 바람 잘 날 없었던 사흘이었다. 하루는 유능한 심판이 실수와 함께 몸의 이상을 호소해 교체됐다. 또 하루는 취객이 그라운드에 난입해 심판을 공격했다. 마지막 날은 최다실책의 불명예와 함께 관중석에서는 오징어를 굽느라 불이 나는 소동까지 일었다. 불난집이 잘된다는 속설을 믿기에는 챔피언스필드 개장 이후 웃지 못할 사건의 연속이었다.
▲유능한 심판의 실수

4월 29일 1차전에서 나광남 2루심이 갑작스럽게 몸의 이상을 호소하며 3회 박근영 심판과 교체했다. 2회초 조동화의 2루 도루시 세이프 판정해 논란이 일어난 직후였다. 알고보니 전날부터 식중독 증세에 시달렸다. 팀장이였기 때문에 다른 심판과 바꾸지 않고 그라운드에 섰지만 경기내내 복통과 식은땀을 흘렀다. 심판복을 입은 이후 유능한 심판으로 평이 높았다. 결국 나심판은 결국 다음날 상경해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이날 SK는 1이닝 11득점을 하며 18-5로 대승을 거두었다.
▲취객의 심판습격
4월 30일 2차전에서는 초유의 관중의 심판 습격사건이 일어났다. 7회초 SK 공격이 시작할 즈음 1루쪽 서프라이즈석에 있던 한 30대 남자 관중이 그물망을 타고 그라운드로 넘어왔다. 박근영 1루심을 뒤에서 목을 죄면서 공격했다. SK 코치들과 브렛 필이 뜯어말리고 안전요원들이 달려가 수습했다. 이 관중은 술에 만취했다. 6회초 판정에 앙심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넘겨졌으나 박근영 심판은 처벌을 원치 않아 과태료만 내고 훈방조치됐다. 그러나 박근영 심판은 부상을 입어 다음날 심판으로 나서지 못했다. 해당 관중은 영구 입장 금지 조치를 받았다. 결코 일어나서는 안되는 심판 수난의 장면이었다.

▲오징어 방화사건
5월1일 3차전 경기도중 1루쪽 관중석에서 불이 났다. 6회말 KIA 공격에 앞서 1루쪽 관중석에서 소란이 벌어졌다. 1루 덕아웃 위쪽에서 불이 크게 번지는 모습이 발견됐다. 이유는 한 20대 남자 관중이 오징어를 구워먹기 위해 몰래 등산용 소형 버너를 가지고 들어온게 사달이 났다. 부탄가스를 끼우는 가스가 새면서 불이 났다. 안전요원이 달려가 불을 끄려고 했지만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1~2분 정도 소동이 일었고 겨우 불을 끄는데 성공했다. 이통에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웃지못한 촌극이었다.
▲최다실책 8개 수모
이날 SK 수비진은 흔들렸다. 무려 8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1회말 유격수 김성현이 신종길과 차일목의 타구를 놓치면서 4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4회는 투수 레이예스가 견제 악송구를 범했다. 5회에서도 김성현은 무사 1루에서 병살을 서두르다 또다시 볼을 놓쳤다. 특히 6회에서는 2루수 나주환, 신현철, 나주환이 병살을 서두르다 계속 볼을 놓치며 역대 7개 타이기록을 세웠다. 7회는 신현철이 이대형의 타구를 처리하지 못해 결국 프로야구 역대 최다실책 신기록을 만들고 말았다. 8개 가운데 7개의 실책이 실점으로 연결되면서 20실점했다. 이만수 감독은 "실망스러운 경기를 보여 죄송하다"고 사과할 수 밖에 없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