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동이' 범인 찾기, 시청자 낚시는 하지마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4.05.02 09: 41

tvN 금토드라마 '갑동이'가 본격적으로 범인 찾기에 돌입했다. 17년 전 연쇄살인으로 대한민국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용의자 '갑동이'를 연상시키는 사람 낚시가 재연된 것. 이에 또 하나의 낚시도 시동을 걸었다. 시청자 낚시다.
가상의 도시인 일탄에서 벌어진 연쇄살인사건을 배경으로 한 20부작 미스터리 감성 추적극인 '갑동이'는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이 용의자다. 사이코패스 류태오(이준 분)은 말할 것도 없고 "내가 갑동이다"라는 돌발 발언으로 모두를 황당하게 만든 형사 하무염(윤상현 분)은 물론, '내가 진짜 갑동이다'라는 낙서가 등장한 보호관찰소 안에 있는 모든 제소자들이 눈여겨 봐야 할 용의자다.
특히 극에서 중요한 단서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갑동이가 사용하는 매듭과 케이크인데, 매듭은 낚시를 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갑동이가 '사람 낚는 낚시'를 시작한 것을 시각적으로 섬뜩하게 그려내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또 태오가 진짜 갑동이라고 지칭했던 미스터리한 인물은 케익 상자의 리본을 이 낚시 매듭으로 묶는 으스스한 설정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이처럼 범인인 갑동이를 잡는 과정과, 갑동이를 잡으려는 사람들의 상처와 오해를 그려낼 '갑동이'는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를 위해서라면 필연적으로 반전을 거듭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장르물의 특성상 시청자와의 끈질긴 두뇌게임, 밀당은 가장 중요한 요소. 하지만 억지 낚시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지난 4회 마지막 장면에서 하무염이 "내가 갑동이다"라고 말한 것에 시청자의 반응이 다양한 갈래로 나뉘며 들끓었던 것이 보여주고 있다. 갑동이를 뒤쫓던 무염이 오히려 갑동이라는 오해를 받은 상황에서, 악연인 양철곤(성동일 분)을 도발하기 위해서라고 하기엔 모든 것이 녹음되고 있는 취조실에서 그가 내뱉은 말은 무리수가 될 수 있다는 반응. 어떻게 수습될지 두고 볼 일이다.
이같은 시청자 낚시의 나쁜 예는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신의 선물-14일'이 가장 가깝게 보여줬다. '신의 선물'은 시청자들이 샛별(김유빈 분)을 납치한 범인을 함께 찾아가며 시청률을 능가하는 화제성을 과시했지만, 매회 끊임없이 등장했던 용의자들은 결국 긴장감만을 위한 장치였으며, 마지막 회에서 기동찬(조승우 분)이 죽는 것으로 마무리 되면서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고개를 들었다.
20부작 가운데 아직 5분의 1만 달려온 '갑동이'는 케이블 장르물 드라마로서는 높은 시청률인 1% 후반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갑동이'가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와 탄탄한 개연성을 바탕으로, 시청자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는 쫄깃한 전개로 끝까지 시청자에 호평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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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동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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