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에이스 계보가 유창식에게로 넘어가고 있다.
한화 좌완 유망주 유창식(22)이 평균자책점 부문 1위까지 올랐다. 유창식은 지난 1일 대전 롯데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2승째를 올렸다. 평균자책점도 2.12에서 1.82까지 낮추며 두산 유희관(2.04)을 밀어내고 이 부문 리그 전체 1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유창식에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제구력이다. 롯데전에서도 유창식은 5이닝 동안 무려 6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2회에는 2사 후 스트레이트 볼넷 2개 포함 3연속 볼넷을 내주기도 했다. 올해 6경기 모두 5이닝 이상 던졌지만 3볼넷 이상 기록했다.

올해 34⅔이닝을 던진 유창식은 피안타가 25개로 피안타율이 2할8리에 불과하다. 탈삼진 21개로 구위를 과시하고 있다. 롯데전에서도 최고 149km를 던지는 등 경기 내내 140km대 중후반 강속구로 위력을 떨쳤다. 프로 입단 후 최고의 몸 상태를 유지하며 왼손 파이어볼러의 등장을 알리고 있다.
그러나 안타보다 더 많은 볼넷이 문제라면 문제. 피안타가 25개인데 볼넷이 29개로 4개 더 많다. 고의4구 하나를 제외하더라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9이닝당 볼넷 7.53개는 평균자책점 1위 투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기록. 평균자책점 1위와 볼넷 1위 투수가 동일 인물이라는 것은 분명 보기 드문 일이다.
유창식 스스로는 볼넷이 많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볼넷을 많이 주는 건 아쉽다"면서도 그 이유에 대해 "다른 것 없다. 공이 잘 들어가지 않아서이다. 타자를 피해 가려는 볼넷이 아니다"고 말했다. 같은 볼넷이라도 과거와 그 성질이 다르다는 말. 밸런스가 흐트러졌을 뿐 심리적인 문제는 없다.
오히려 유창식은 "볼넷에 대해 너무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 볼넷을 주는 것이나 안타를 맞는 것이나 같다고 생각한다. 볼넷이 많아도 지금처럼 막아 내면 된다"고 자신했다. 그만큼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실제로 주자있을 때 피안타율이 1할5푼4리에 불과하고 득점권에서는 1할7리로 뚝떨어진다.
유창식은 에이스라는 수식어에 대해 손사래치고 있다. "에이스라기에는 한참 멀었다"며 "앞으로 매경기 5이닝 이상 던지며 적은 점수로 막고 싶다"고 다짐했다. 유창식은 올해 6경기 모두 5이닝 이상 던지며 2자책점 이하로 틀어막고 있다. 볼넷이라는 굴레에도 유창식의 공과 심장은 어느 때보다도 단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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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