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박하지만 잠재력은 컸다. 북한 남자 탁구가 매운 맛을 뽐냈다. 북한이 2014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조 1위로 8강에 선착한 한국을 혼쭐냈다. 북한은 1일 일본 도쿄 요요기경기장에서 펼쳐진 국제탁구연맹(ITTF) 2014 세계탁구선수권(단체전) D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에 게임 스코어 2-0으로 뒤지다 내리 세 경기를 따내며 3-2, 대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예선리그 4승1패로 D조 1위로 8강에 올랐고,3승2패를 기록한 북한은 조 4위로 아쉽게 예선탈락했다.
한국에 매운 카운터 펀치 한방을 제대로 날린 북한 탁구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했다. 폐쇄적인 사회분위기 탓에 세계 탁구의 흐름을 몸으로 체득하지 못했을 뿐,경기의 집중력 그리고 드라이브 파워 등은 한국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강문수 대표팀 총감독은 "북한 탁구는 기본기가 탄탄하고 연결능력이 좋다"면서 "현대 탁구의 주요 흐름인 짧은 볼 처리 테크닉 등을 키운다면 무시하지 못할 전력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북한 탁구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 뛰어난 경기 집중력과 공격적인 파워탁구

경기 몰입도가 뛰어났다. 포기하지 않고 끈길지게 물고 늘어지는 지구력도 본받을 만했다. 빠른 푸트워크로 많이 움직이면서 백핸드 사이드를 포어핸드 위닝샷으로 연결짓는 공격적인 플레이는 한국 선수들도 배워야한다는 지적이다.
강 감독은 "굳이 분류하자면 북한 남자 탁구는 유럽형에 가깝다"면서 "특히 제 3단식에서 주세혁과 맞붙어 3-1로 승리한 최일의 파워 드라이브는 인상적이었다"고 극찬했다. 북한 선수들의 경기 몰입도는 무서웠다. 1,2단식을 거푸 내주고 맞이한 제 3단식에서 신예 최일이 한국의 에이스 주세혁을 3-1로 꺾으며 기사회생한 북한은 남은 두 경기를 거푸 따내 대역전극을 이뤄냈다. 경기몰입도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멘털은 한국선수들에겐 좋은 본보기가 됐다.
▲ 현대탁구의 적응력 보완이 숙제
현대 탁구는 테이블 앞쪽 짧은 볼의 처리 능력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셰이크 핸드가 보편화되면서 일명 '바나나 스트로크'로 불리는 백핸드 기술로 짧은 볼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게 일반화됐다. 북한 탁구가 진보하기 위해선 이러한 짧은 볼에 대한 처리능력이 좋아져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폐쇄적인 사회 분위기로 인해 각종 국제 오픈대회에 출전할 기회가 별로 없다. 연결능력이 좋고 범실이 적은 파워풀한 북한 탁구가 현대탁구의 주요 흐름인 테이블 앞 짧은 볼 처리 능력을 키운다면 세계탁구계에 큰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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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탁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