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한국인의 정신이 있다고 생각한다."
'독립의병장의 후손'으로 한국에서 더 유명해진 데니스 텐(21, 카자흐스탄)이 김연아(24)의 아이스쇼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데니스 텐은 2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스마트에어컨 올댓스케이트 2014 공식 리허설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현역 은퇴 후 첫번째 아이스쇼를 앞둔 소감을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난해 6월 이후 11개월 만에 다시 아이스쇼 무대를 선보이는 김연아를 비롯해 셰린 본과 박소연, 데니스 텐, 스테판 랑비엘 및 안무가 데이빗 윌슨이 참석했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이 끝난 후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아이스쇼는 김연아의 현역 은퇴무대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연아의 아이스쇼인 올댓스케이트에 첫 출연한 텐은 "참가하게 돼 영광이다. 올댓스케이트 아이스쇼가 최고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데이빗 윌슨, 스테판 랑비엘과 함께 공연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감사드린다. 한국은 매년 방문했지만 김연아, 쉐린 본과 같은 쟁쟁한 스케이터들과 공연하는 것은 처음이라 설렌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올댓스케이트 아이스쇼의 백스테이지 공연 분위기를 본 적이 있는데 스케이터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꿀만한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매 순간순간을 즐기고 있다"고 이야기한 텐은 "감정적이고 서정적인 안무를 통해 관중분들과 사랑을 공유하고 싶다"고 아이스쇼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2013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에 이어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차지, 카자흐스탄의 국민영웅으로 떠오른 텐은 구한말 독립의병장 민긍호 선생의 외고손자로 한국에서 더 유명해졌다. 1907년 원주진위대의 특무정교(현 준위)였던 민 선생은 일제가 부대를 없애려 하자 병사 300여명을 이끌고 항거, 100여회의 전투를 지휘하다가 1908년 원주에서 적의 총탄에 순국했다.
텐은 외고조할아버지인 민 선생의 묘역을 찾아 매년 한 번씩은 한국에 방문해왔다. "3주 전에도 피겨스케이팅과 무관하게 원주에 다녀왔다"고 밝힌 텐은 "한국은 내게 있어 두 번째 집과 같다. 한국의 모든 분들은 내게 늘 친절하게 대해주고, 한국에 오면 늘 이 분위기에 설레인다. 많은 한국인들은 나의 롤 모델이며, 내게도 한국인의 정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민족적 뿌리에 대한 자긍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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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공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