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을 때려도 경기가 끝난 게 아니다.”
NC 다이노스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는(28)는 이동욱 수비코치에게 90도 배꼽인사를 한다. 간단한 한국어는 쉽게 구사할 줄 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지내왔고 잘 웃는 성실 용병이라는 게 이호준을 비롯한 선수들의 증언.
하지만 경기 전 활발함과는 달리 경기에서의 몰입도는 대단하다. 테임즈는 홈런을 쏘아 올려도 얼굴 표정에 거의 변화가 없다. 크게 좋아하는 기색 없이 1루부터 홈까지 돌아온다. 덕아웃에서 포수 김태군과 수염 세레모니를 할 때도 크게 웃지 않는다. 홈런을 작렬했다고 경기가 끝난 게 아니라는 게 테임즈의 생각이다.

테임즈는 2일 현재 26경기에 모두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91타수 27안타 타율 2할9푼1리 6홈런 19타점 2도루를 기록 중. 프로에 와서 처음 해보는 1루 수비에서도 실책 한 개를 기록했을 뿐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다음은 지난 2일 마산구장에서 취재진과 나눈 테임즈와의 인터뷰.
- 김경문 감독이 1루 수비 칭찬하는데, 특별한 어려움은 없나.
▲감독님이 칭찬해주셔서 너무 고맙다. 코치님들이 많은 도움을 주신다. 특히 이동욱 수비코치님께서 내야땅볼 쳐주시고 열심히 훈련을 시키면서 나도 필(feel)을 받아서 열심히 하게 된다. 팀이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항상 웃어서 ‘스마일맨’이라는 별명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라운드에서 따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가.
▲경기 중에 웃는 것은 즐겁기 때문이다. 1루에 있으면 선수들이 말을 걸기도 하고 덕아웃에서도 재밌는 상황이 나와 항상 웃고 있다. 경기를 하면 항상 긴장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라운드에서는 재밌는 상황이 많이 나온다.
-홈런을 때려도 표정을 보면 크게 기뻐하지 않는 것 같은데.
▲물론 홈런을 쳤다고 화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기쁘기도 하지만 홈런을 때렸다고 경기가 끝나는 게 아니다. 다음 타석에서 투수들이 던지는 거 생각 해야 하고 볼카운트를 생각 해야된다. 홈런을 쳐도 앞선 타석에서 병살타를 치면 다음 차례에 어떻게 잘해야 할지를 생각하기 때문에 많이 웃는 것 같지는 않다.
-김태군 선수와 함께 하는 홈런 세리모니는 계기가 있나.
▲스프링캠프 때부터 (김)태군이가 홈런을 치면 턱수염을 당기는 게 어떻겠냐고 얘기했다. 그때부터 얘기를 해서 수염을 당기는 것을 하게 됐다. 모션만 취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태군이가 당기는 것이다.
-정규리그 한 달 정도 지났는데 한국 선수 선수들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인상적인 투수가 있나.
▲투수들이 던지는 공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공부하려고 노력 중이다. 아직은 배우고 있는 단계다. 많은 좋은 투수들이 있지만 두 달 뒤에 다시 질문해주면 좋겠다.
-한 달 동안 괜찮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내가 해줄 수 있는 만큼 충분히 못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잘 할 수 있는데 스스로 기대에는 못 미친다. 좀 더 공부를 하고 한국야구를 접하고 준비해나가는 과정에 있다. 팀이 잘 나가고 있는데 앞으로도 좋은 성적 유지해나가도록 하겠다.
-한국 야구에 적응하는데 어려웠던 점은.
▲투수들에 대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정면 승부보다 돌아가는 승부를 하기 때문이다. 커브나 포크볼 등 변화구를 던지는데 그 부분이 가장 힘들다.
-김광림 타격코치가 주로 어떤 조언을 하는가.
▲김광림 코치님은 자유롭게 연습할 수 있도록 해주신다. 가끔 스윙할 때 팔이 열리지 않도록 조언해주신다. 하지만 충분히 성장했고 어떻게 해야 할지 알기 때문에 대부분 믿고 맡겨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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