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마녀사냥’ 신동엽, 실망시키지 않는 발상과 표현
OSEN 오민희 기자
발행 2014.05.03 07: 57

신동엽의 19금 입담은 가히 독보적이다. 같은 사연을 듣더라도 남들과 생각하는 정도와 상상력이 다르다. 표현은 세련됐다. 직설적이고 1차원적인 질문으로 게스트를 불쾌하게 만들지 않는다. 대신 은유적이고 우회적인 표현으로 당황케 할 뿐이다.
신동엽은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JTBC '마녀사냥-남자들의 여자이야기(이하 마녀사냥)'에서 자신의 학창시절 미팅경험을 공개하며 성시경, 허지웅, 유세윤의 대화를 이끌어냈다. 신동엽은 “그때는 연애가 목적이 아니라 그냥 재미있게 놀기 위함이었다. 미팅에서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만나기는 힘들기 때문”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또 신동엽은 미팅에 나온 여자 모두가 예쁠 확률을 두고 “그건 로또보다 어렵다”고 자신 있게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예열을 마치고 본격적인 사연이 소개되자 신동엽의 능청스러운 입담과 애드리브가 터져 나왔다. 신동엽은 이날 모태솔로 여성의 사진을 확인한 후 외모를 폭풍 칭찬, 방청에 초대하자고 제안했다. 성시경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동엽이 형은 얼굴을 보고 마음에 든 것”라고 지적했지만, 신동엽은 “성시경을 소개시켜주고 싶어서 그렇다”며 노련하게 피해갔다.

속옷 라인을 환하게 드러내고 자신을 보며 웃는 선배 때문에 고민인 20대 여성의, 이른바 팬티라이트 사연에는 신동엽의 엉뚱한 상상력이 돋보였다. 성시경을 비롯한 MC들은 “보통 남자들이 팬티 밴드를 보여주며 여자를 꾀는 일이 많이 없다”고 했지만, 신동엽은 “일반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지 않고 독특한 스타일이라면 일부러 골을 노출하는 게 가능하다”며 바지와 팬티를 내리는 동작을 슬금슬금 재연해 웃음을 자아냈다.
성시경과 허지웅은 경악했다. 가장 매력 없는 엉덩이 골을 일부러 노출하는 게 말이 되냐는 것. 그러나 신동엽은 “그러면 이 분이 한번 볼펜을 쏙 넣어서...”라며 특유의 능청스럽고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에 성시경은 “(신동엽이) 항문기를 벗어나지 못한 유아 같다. 이런 쪽 이야기를 되게 좋아한다”며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신동엽의 진가는 게스트를 만나는 2부 코너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목적어를 생략한 의뭉스러운 질문, 우회적인 표현 등으로 게스트를 쥐락펴락하는 것. 이날 게스트로 출연한 가희도 예외는 아니었다. 가희는 ‘집착 끝판왕 남친’ 사연에 자신 또한 죽음을 빌미로 협박당한 적이 있다고 진지하게 고백했지만, 신동엽은 가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근데 요즘 TV에 잘 나오죠? 다 알아요”라고 깐족거려 가희를 당황케한 것. 가희는 손을 가볍게 저으며 웃음을 터뜨렸고, 가희를 보고 있는 방청석은 웃음바다가 됐다. 
신동엽은 홍석천의 고백도 영리하게 운용하며 웃음으로 승화했다. 홍석천은 위의 사연에 “연인에게 신용카드를 줬다가 저의 집착을 확인한 적이 있다. 2인분 가격의 사용내역을 확인하면 바로 전화를 걸어 어디서 누구와 있는지 질문했다. 스스로가 집착하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고 다소 진지하게 자신의 사생활을 고백했지만, “우리가 낚였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어 신동엽은 “지금 홍석천은 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 다른 게이들한테 ‘나는 카드도 줘요’라고 자기 PR하는 거다. 낚이지 마요”라고 덧붙이며 혹여 홍석천에게 쏟아질 수 있는 부정적인 분위기를 영리하게 차단했다. 야릇한 상상을 자극하며 센 발언을 늘어놓으면서도 방송 수위의 완급을 조절하는 탁월한 능력, 적재적소 타이밍에 터져 나오는 리액션은 신동엽을 대세 ‘동엽신’으로 만들어주는 최대 무기다. 
minhee@osen.co.kr
JTBC '마녀사냥'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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