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한 웃음으로 경계를 무너트린 후 가면 뒤에 감춰뒀던 섬뜩한 얼굴을 드러낸다. 철저하게 계획된 연쇄살인마의 두 얼굴에 시청자마저 오싹한 긴장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갑동이'(극본 권음미, 연출 조수원) 5회에서는 하무염(윤상현 분)과 양철곤(성동일 분)이 같은 목적을 가지고 파트너가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진짜 갑동이를 잡기 위한 계획이 수립됐고, 그 사이 갑동이를 동경하는 류태오(이준 분)는 세 번째 범행을 저질렀다.
류태오는 갑동이를 영웅으로 생각하는 인물. 치료감호소에서 진짜 갑동이로 추정되는 인물을 만났고, 정신과 의사인 오마리아(김민정 분)의 과거까지 모두 알고 있는 듯 의미심장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었다. 일단 오마리아를 네 번째 표적으로 정한 상태지만 그녀 앞에서는 어떤 남자보다 순진한 미소를 짓는다.

류태오는 일하는 카페에서 한 여인을 만나 그녀를 세 번째 목표로 정했다. 순수한 소년 같은 미소를 머금고 다가가 경계를 푼 후 계획적으로 다시 접근했다. 류태오에 대한 경계심을 푼 여인은 그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갔고, 한 달 후 변사체로 발견됐다.
류태오는 살인을 저지르면서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고, 오히려 즐겼다. 미소에서 섬뜩한 표정으로 한 순간에 얼굴을 바꾸며 살인을 저질렀다. 그리고는 또 다른 살인 계획을 세웠다.
류태오의 다음 표적은 오마리아였다. 류태오는 치료감호소에서부터 오마리아에게 남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던 인물. 하무염이 오마리아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형성하자 그녀를 표적으로 정했고, 아픈 척 위장을 하거나 순진하게 웃으며 오마리아의 경계를 풀었다. 하지만 뒤 돌아서면 또 다시 무서운 미소를 흘리며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순진함과 섬뜩함을 오가는 이준의 표정연기는 류태오 캐릭터를 더욱 생동감 넘치게 표현하고 있다. 눈빛부터 입가에 걸리는 미소까지 한 캐릭터를 마치 1인2역처럼 다양하고 풍부하게 그려내고 있는 것. 이준은 눈과 입의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고도의 긴장감을 형성했다.
일단 하무염은 류태오의 수상한 행동에 그를 갑동이 모방범으로 의심, 오마리아가 위험에 처했을 때마다 나타나 구해주고 있는 상황. 아직까지 오마리아 앞에서는 불쌍하고 순진무구한 치료감호소의 환자로만 포장하고 있는 류태오. 그가 언제 본색을 드러낼지, 또 하무염이 류태오와 진짜 갑동이를 둘러싼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seon@osen.co.kr
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