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일주일 빨랐던 호주 개막전은 결국 기둥투수 두 명에게 어깨부상만을 남기게 됐다.
다저스는 지난 3월 22일(이하 한국시간)과 23일 이틀동안 호주 시드니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개막 2연전을 치렀다. 야구 세계화를 위한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이벤트였고, 다저스는 2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면서 콧노래를 부르고 미국 본토로 돌아왔다.
당시 선발투수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류현진이었다. 커쇼는 6⅔이닝 1실점, 류현진은 5이닝 무실점으로 각각 제몫을 충분히 하면서 나란히 선발승을 신고했다. 당초 잭 그레인키의 등판이 예상되기도 했었지만, 시범경기에서 가벼운 부상을 당하면서 3선발이었던 류현진에게 순서가 돌아갔다.

호주 개막전 직후에는 애리조나가 받은 상처가 더 커 보였다. 호주 개막전 선발등판을 준비했던 에이스 패트릭 코빈은 호주로 향하기 직전 왼쪽 팔꿈치 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다.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부상은 심각했다. 현지 언론은 '코빈이 개막전 출전을 위해 몸을 일찍 끌어올린 게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애리조나는 호주 개막전에 앞서 에이스를 부상으로 잃었고, 그 여파 때문인지 3일 현재 9승 22패라는 메이저리그 최저 성적으로 지구 최하위까지 떨어져 있다.
그렇지만 다저스가 받은 상처도 만만치 않다. 우선 커쇼가 이탈했다. 호주에 다녀 온 커쇼는 등부위에 통증을 호소했다. 정밀검진 결과 어깨와 등을 이어주는 대원근에 염증이 생겼다는 결과가 나왔다. 결국 커쇼는 3월 30일자로 부상자명단에 올라갔고, 아직까지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에이스를 잃은 다저스는 류현진과 잭 그레인키의 활약으로 지구 2위(17승 12패) 자리를 힘겹게 지켜가고 있었다. 마침 커쇼의 복귀가 7일로 정해지면서 이제는 마운드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였지만 이번에는 류현진의 부상 소식이 전해졌다. 돈 매팅리 감독은 3일 류현진이 부상자명단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원인은 어깨근육 염증이다.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 어깨에 대해 "심각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MRI 촬영까지는 필요없을 것같다.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류현진이 부상자명단에 올라간 대신 다저스는 강속구 투수 호세 도밍게스를 올렸다.
호주 개막전에 출전한 커쇼와 류현진 모두 부상을 당했다는 점은 우연일까 아니면 필연일까. 전문가들은 "선수들은 몸에 생체리듬 시계가 있다. 원래 정해진 시점보다 앞당기게 된다면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작년 3월 WBC에 출전했던 선수들 가운데 상당수는 시즌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류현진의 어깨부상이 심각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한국에서도 류현진은 가벼운 어깨통증을 호소하곤 했다. 최근 경기에서 구속이 저하되는 등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류현진은 이번 일로 재충전할 시간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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