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감독님이 던지라고 하면 던지는 것이 선수다. 프로선수라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
늘 대답은 쿨 했다. 하지만 몸이 무리를 느끼는 것 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LA 다저스 류현진(27)이 3일(이하 한국시간) 어깨 근육 염증으로 인해 15일짜리 부상자명단에 올랐다.(명단등재는 4월 29일로 소급적용)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처음 당하는 일이라 충격적이지만 시즌 초반부터 우려가 없지는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어려움은 홀로 오지 않는다고 팀의 시즌 스케줄과 팀내 선발 투수진의 상황이 맞물리며 류현진이 어려움을 겪게 되는 원인이 됐다.

우선 호주에서의 개막전 시리즈다. 예년의 메이저리그 개막보다 열흘 정도 빠르게 개막전이 열렸고 이만큼 스프링캠프는 짧아졌다. 물론 류현진도 이를 감안, 팀 스프링캠프 시작에 앞서 훈련에 들어갔다. 그래도 호주 개막전 등판은 처음부터 예상한 것은 아니었다. 2경기였던 만큼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로 짜여질 가능성이 컸고 류현진은 미국에 남아 본토 개막전에 대비하는 것이 더 정상적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레인키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도중 종아리부상을 당해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류현진에게 호주 개막시리즈 2차전 등판이 맡겨졌다.
이후에라도 정상을 찾았으면 좋으련만 이번에는 커쇼가 무너졌다. 3월 22일 호주 개막전 등판 후 대원근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이 때문에 류현진은 팀 선발진의 기둥노릇을 해야만 했다.
3월 31일 샌디에이고와 미국 본토 개막전, 4월 5일 샌프란시스코와 홈 개막전, 중요한 경기는 다 류현진에게 맡겨졌다. 4월 5일까지 다저스가 치른 6경기 중 3경기에 류현진이 등판했다.
결국 4월 5일 샌프란시스코전 이후 6일간의 휴식이 주어졌지만 이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다. 4월 16일부터 13연전을 치르는 팀 일정상 4월 23일, 4월 28일 두 경기는 4일 휴식을 등판을 하면서 무리가 오고 말았다.
실제로 4월 2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는 86마일까지 떨어진 패스트볼도 나왔고 90마일을 넘지 않은 패스트볼이 더 많았다. 매팅리 감독도 경기 후 “패스트볼의 위력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체인지업 등 다른 볼도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평할 정도였다. 결국 무리한 등판일정에 대해 몸이 신호를 보낸 셈이다.
이제 류현진에게 남은 것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어깨 통증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것 밖에 없다. 마음은 급할 수 있지만 당분간 팀 사정은 잊고 몸을 추스르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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