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뚝 떨어진 켄리 잰슨, 무리한 등판이 원인?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4.05.03 07: 31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2일(이하 한국시간)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겟필드에서 열린 LA 다저스-미네소타 트윈스의 더블헤더 2차전. 연장 12회 말 다저스가 4-2로 앞선 상황에서 마무리 켄리 잰슨이 마운드에 등장했다.
잰슨은 선두타자 제이슨 쿠벨을 상대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구속이 잰슨의 그것이라고 믿기 어려웠다. 커터의 구속이 89~92마일을 오갔다. 94~96마일은 돼야 정상인게 잰슨의 커터다(잰슨은 89%가 넘는 커터 구사비율을 보이는 투수다).
몸이 덜 풀린 것도 아니었다. 쿠벨에 이어 다음 타자들을 상대할 때도 구속은 늘지 않았다. 하나 던진 싱커(패스트볼)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92마일. 역시 정상구속(94마일~96마일) 과는 거리가 멀었다. 거기다 슬라이더는 아예 단 한 개도 던지지 않았다.

이러니 타자들을 쉽게 처리할 수가 없었다. 쿠벨은 볼카운트 2-1에서 중전 안타를 쳤고 다음 타자 에두아르도 에스코바는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 넷으로 걸어나갔다. 브라이언 도지어 역시 마찬가지. 볼카운트 2-2에서 3개의 스트라이크는 커트해내며 볼을 골라 다시 볼 넷을 얻었다.
다행히 무사 만루의 역전위기를 1실점으로 막고 시즌 11세이브째(1패)를 올리긴 했지만 분명 정상은 아니었다. 1이닝을 마치는데 볼을 34개나 던져야 했다.
경기가 열렸던 타겟필드의 추운 날씨 때문으로 보기도 어렵다. 왜냐하면 바로 전날인 1일 9회 1사 후 마운드에 올랐을 때는 평소와 다름 없은 구속을 보였기 때문이다. 모두 14개를 던지는 동안 커터의 구속은 93마일에서 96마일 사이였고 2개 던진 슬라이더는 83,84마일이었다.  
 
결국 잰슨의 무뎌진 구속을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 잦은 등판이다. 잰슨은 2일까지 팀이 치른 29경기 가운데 18경기에 등판, 15.1이닝을 던졌다. 등판횟수 뿐 아니라 날짜로 이틀연속 던진 것도 5번이다. 이것은 시즌으로 환산하면 101경기 등판페이스다. 그리고 메이저리그에서는 지금까지 구원투수로 한 시즌 100경기 이상 등판한 투수는 1974년 다저스 소속으로 106 경기에 등판했던 마이크 마샬 한 명 뿐이다.
그 동안 잰슨의 과도한 등판에 대해선 현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돈 매팅리 감독이 가장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도 바로 잰슨의 등판횟수에 관한 것이다. 그 때마다 매팅리 감독은 “불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불펜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원한다”는 등의 발언을 하며 잰슨의 무리에 대해 공감하는 태도를 표하긴 했으나 실제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물론 불펜 강화를 위해 25인 로스터에서 투수를 13명으로 늘리고 지난 해 잰슨의 부담을 덜어줬던 브라이언 윌슨이 제자리를 찾게 하기 위해 꾸준한 기회를 주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큰 효과가 없는 실정이다.
잰슨은 지난 해에는 75경기에 등판했고 76.2이닝을 던졌다. 4승 3패 28세이브, 블론세이브는 4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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