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동이'가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는, 오직 갑동이 잡기만 있는 이야기는 묵직한 구심점 역할을 수행해 극의 구성을 안정화 시키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갑동이'에서는 17년 만에 활동을 재개한 연쇄살인마 갑동이를 잡기 위해 손을 잡는 양철곤(성동일 분)과 하무염(윤상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철곤은 17년 전 무염의 아버지를 갑동이 1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했던 상황. 철곤은 무염의 아버지를 잡을 기회가 왔지만, 그의 어린 아들인 무염이 결정적 증거로 보이는 피가 묻은 점퍼를 불에 태우는 현장을 보고 분노에 미쳐 날뛰었고, 결국 증거가 없어 무염의 아버지를 잡지 못한 후에는 무염을 '짐승 새끼'라고 부르며 경멸했다.

이후 철곤은 재개된 갑동이 사건 2차 피해 현장에 무염이 있는 것을 보고 그를 갑동이로 단정했지만, 오마리아(김민정 분)로 인해 그가 진짜 갑동이를 찾기 위해 보호감호소에 들어가려는 계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철곤은 증오하는 무염을 갑동이로 생각하고 싶었지만, 그가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이성으로 마음을 가다듬었다.
철곤이 왜 이렇게 갑동이에 집착하는지 그 이유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 하지만 철곤은 무염에 자신의 손가락을 자른 후 보호감호소에 들어가라고 코치하며 무염과 손을 잡았다. 철곤도 갑동이의 DNA가 보관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국가 기관에 불신이 생긴 모습. 또 자신과는 다른 '짐승 새끼'이지만, 갑동이 잡기라는 목표만은 같은 무염의 진심을 읽고는 그와 일단 손을 잡기로 하면서, 냉철한 이성의 철곤과 동물적인 수사 감각의 무염이 보여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됐다.
또한 무염은 태오의 함정에 빠져 갑동이 2차 사건 현장에서 체포됐지만, 태오의 3차 범행으로 인해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세상의 누명은 벗게 됐다. 수사 계획은 틀어졌지만 그의 누명을 벗길 단 한 사람, 갑동이 모방범인 태오의 활동이 무염과 철곤의 수사에 커다란 변동을 주면서 이들 사이에 얽히고설킨 관계가 톱니바퀴처럼 굴러가게 됐다.
'갑동이'는 그간 등장인물의 성격을 설명하기 위한 펼치기 식의 구성으로 산만함을 안긴 바 있다. 또 수많은 인물들이 용의선상에 오르고 범인을 시청자가 직접 추리해야 하는 친절하지 않은 구성에서는 속도감 없는 이야기 전개가 이어지며 긴장감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설명이 끝나고 이제 갑동이 잡기라는 하나의 목표에 모든 인물이 제 자리를 찾아가면서, 굵직하고 빠른 전개가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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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동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