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보이지 않던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왔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FC서울과 '경인더비'를 승리로 장식하며 장밋빛 미래를 기대케 했다.
인천은 3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1라운드 홈경기서 후반 2분 터진 이보의 천금 결승골에 힘입어 서울을 1-0으로 제압했다.
그야말로 천금 같은 승리였다. 인천은 이날 승리로 지긋지긋했던 10경기 연속 무승(4무 6패) 고리를 끊어냈다. 아울러 K리그 최다 무득점 기록도 9경기에서 멈춰섰다.

이날 승리로 인천은 승점 7점을 기록하며 11위 서울(승점 9)을 바짝 추격했다. 월드컵 휴식이 이전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한 점은 가장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인천은 이날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이효균을 필두로 문상윤 이보 이천수가 뒤를 받쳤다. 구본상과 김도혁이 중원을 구축했고, 포백 라인은 박태민 이윤표 안재준 용현진이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권정혁이 꼈다.
같은 팀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무기력함은 사라졌다. 인천은 이날 180도 달라진 모습이었다. 인천 특유의 끈적함이 빛났다. 패스 플레이, 수비 집중력, 정신력 등 모든 것이 한층 나아진 한 판이었다.
특히 후반 중반 문상윤이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에 놓였음에도 하나로 똘똘 뭉쳐 위기를 잘 넘겼다. FA컵 32강서 서울과 승부차기 혈투에 이어 체력적인 부담은 커졌지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은 큰 소득이었다.
기분 좋은 상대 서울을 상대로 거둔 승리여서 두 배의 의미가 있다. 인천은 과거에도 무승의 늪에 빠져있을 때 서울과 경인더비를 승리로 장식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바 있다.
기대 이하의 활약으로 곤욕을 치렀던 외국인 공격수 이보가 골맛을 본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이보는 이날 결승골뿐만 아니라 시종일관 날카로운 발끝을 뽐내며 향후 활약을 예고했다.
신인 김도혁의 발견도 희망적인 요소다.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 배승진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해 기회를 잡은 김도혁은 공격적인 재능을 맘껏 뽐냈다. 비록 중원에서 몇 차례 패스미스로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지만 앞선에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패스로 서울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어둠은 걷혔다. 무승과 무득점에서 탈출한 인천이 장밋빛 미래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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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