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동욱이 참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설렘 지수를 높이고 있다. 이다해를 향한 이덕화의 마수를 단호하게 뿌리치거나, 눈물의 위로에 슬픔을 누르는 눈빛에서 멜로를 형성한다. 참 쉽게 쉽게 감정 연기를 하는 듯 보이지만, 이 같은 누가 봐도 연기가 아닌 듯한 자연스러운 표현력은 모두 탄탄한 연기 내공에서 나오는 법이다.
이동욱은 현재 MBC 주말드라마 ‘호텔킹’에서 총지배인 차재완 역을 맡아 호텔 씨엘을 지켜내고 동생으로 알고 있는 아모네(이다해 분)를 보호하고자 남몰래 분투하고 있다.
자신을 호텔 괴물로 키운 이중구(이덕화 분)가 모네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을 지켜볼 수 없어 처음으로 중구와 대립각을 세우는 중이다. 이 가운데 모네는 점점 재완에 대한 오해를 풀고 그에게 의지하는 중. 모네는 재완이 아버지 아성원(최상훈 분)을 죽이고 자신의 목숨까지 빼앗으려고 했다고 오해했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오해는 여전히 품고 있지만 재완을 어느새 든든한 버팀목으로 삼고 있는 중이다.

지난 3일 방송된 7회는 어느새 서로에게 위로의 존재가 된 두 사람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담겼다. 모네는 그동안 알게 모르게 자신을 보호한 재완에 대한 고마운 마음에 다친 재완의 손을 보며 괜찮다며 위로를 했다. 무릎에 기대 눈물을 쏟는 모네의 아련한 감정을 목도한 재완 역시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고아로 자란 재완은 살인을 저지른 청년부터 갑자기 아버지를 잃은 아이까지 홀로 남겨진 이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지는 중이다.
물론 감정 표현을 억누르고 있지만 자꾸만 흔들리는 눈빛에서 재완에 대한 안방극장의 연민을 높이고 있다. 특히 가식적으로 모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를 하려는 중구의 손길을 뿌리치고, 모네를 향한 호텔 안팎의 어두운 그림자들을 처단하기 위해 애를 쓰며 아련한 로맨스를 형성한다.
냉혈한이지만, 모네 앞에서는 자꾸만 무너지는 재완은 회가 거듭될수록 시청자들을 휘어잡는 마력을 보여주는 중이다. 이동욱의 카리스마와 애틋한 감정을 오가는 감정 표현 속에 재완과 모네의 사랑의 감정을 기대하는 시청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깡패 케미(케미스트리, 조합)’라고 불릴만큼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이동욱과 이다해. 지난 3월 방영된 3D 드라마 ‘강구 이야기’에서 달달하고 애틋한 멜로를 이끌었던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도 복잡한 내면의 갈등 속에 조금씩 사랑의 감정을 드러내는 재완의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동욱은 데뷔 후 숱한 멜로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력과 함께 시청자들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매력을 인정 받았다.
그의 멜로 연기가 유독 설레는 것은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을 줄 아는 영민한 연기 덕분. 피터팬 증후군이라는 놀림을 받을 정도로 완구 건담에 목을 매는 재완의 예상하지 못했던 허점을 귀여우면서도 과하지 않게 표현하며 폭발력 있는 연기를 할 때의 대비 효과를 키웠다. 그 어떤 감정선을 소화할 수 있어서 로맨틱한 장면이나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 등 소위 말하는 ‘매력이 터지는’ 장면에서 더욱 응축된 감정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호텔킹’은 재완과 모네의 사랑이 싹 틀 조짐을 보인다. 작은 손길 하나도 설레게 만드는 ‘멜로킹’ 이동욱의 진짜 마성은 이제 막이 올랐을 뿐이다.
한편 ‘호텔킹’은 국내 유일의 7성급 호텔인 호텔 씨엘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속녀와 그를 위해 아버지와 적이 된 총지배인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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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킹’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