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아웃에 있던 선수가 잘하면 더 평가해줘야 한다.”
올해 NC 다이노스의 선수층은 두꺼워졌다. 필연적으로 특정 선수의 출장 기회는 줄어들었다. 지난해 신인 최다 홈런을 때린 권희동을 비롯해 데뷔 최고 활약을 펼치며 연봉 1억을 돌파한 조영훈과 내야수 이상호 등의 출장 시간이 줄어들었다. FA를 통해 손시헌과 이종욱이 왔고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꺼워진 선수층 덕분에 팀은 강해졌다. 지난달 2일 이후 NC는 3위 이상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3연패는 단 한 차례도 없고 팀 최다인 5연승을 기록했다. 4차례 연장전에서 모두 이겼다. 주전과 백업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원동력이다. 경기 후반 백업 선수들이 주전 못지않은 경기력을 뽐낸다.

3일 대구 삼성전도 NC의 두꺼운 선수층을 보여줬다. 이날 NC는 주전 외야수 김종호와 이종욱이 빠졌다. 김종호는 왼쪽 어깨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됐고 이종욱은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이를 대신해 좌익수로 권희동이, 우익수로 오정복이 선발 출장했다. 모두 공수 활약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권희동은 6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5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권희동은 3경기 연속 선발 출장하며 3경기 연속 안타도 기록 중이다. 오정복은 9번 타자로 나서 2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오정복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고 볼넷도 골라내며 4차례 타석에서 3차례 출루에 성공했다.
이날 NC는 투타에서 삼성을 압도하며 6-1로 이겼다. 삼성은 5일 휴식을 취하고 왔지만 NC의 경기력에 밀렸다. 이종욱과 김종호 등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이를 메워줄 백업 선수들의 알토란같은 활약이 있었다. 김종호와 이종욱이 꾸리는 테이블 세터는 박민우와 모창민 카드를 가동해 쏠쏠한 재미를 보기도 했다.
경기 후반에 나가는 대주자 이상호와 대수비 지석훈, 조영훈도 빼놓을 수 없는 카드다. 이 셋 모두 지난해에 비해 출전 시간은 줄어들었지만 묵묵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김경문 NC 감독 또한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백업 선수는 덕아웃에서 기다렸던 시간이 많이 길다. 그 선수들이 경기에 나가 잘하면 더 평가 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선수들이 야구에 재미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의무라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백업 선수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NC를 2위권에서 놀게 하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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