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미국 무대에 적응하며 승격 후보로까지 치고 나간 윤석민(28, 볼티모어)이 시즌 6번째 등판이자 5월 들어 첫 등판을 갖는다. 최근 위상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는 가운데 메이저리그(MLB)를 향한 잰걸음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볼티모어 산하 트리플A팀이자 윤석민이 현재 유니폼을 입고 있는 노포크 타이즈는 오는 5일 오전 2시 5분(이하 한국시간)부터 홈구장인 하버파크에서 열릴 스크랜턴/윌크스-배리 레일라이더스(이하 레일라이더스, 뉴욕 양키스 산하)와의 경기에 윤석민을 선발로 예고했다. 윤석민은 이날 경기에서 다시 한 번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경기 내용이 점차 나아지고 있는 윤석민이다. 당황스러울 정도였던 첫 1~2경기와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직구 구위가 아직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트리플A 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올라섰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성적도 나아지고 있다. 윤석민은 최근 3경기에서 15⅔이닝을 던지며 단 1점의 자책점 만을 허용했다. 지난 30일 컬럼버스전에서는 5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미국 무대 진출 이후 가장 좋은 내용을 선보였다.

레일라이더스는 인터내셔널리그 북부지구 4위를 달리고 있다. 3일까지 팀 타율은 2할5푼3리로 인터내셔널리그 전체 6위를 기록 중이다. 평균 이상의 타력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처음으로 맞대결하는 팀인 만큼 윤석민에게도 좋은 적응의 무대가 될 전망이다.
현지에서는 앞으로 한 달 정도가 윤석민의 올 시즌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는 서서히 승격 후보군으로 치고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 윤석민에 대한 관심도도 확 높아졌다. 3일 미네소타와의 경기를 앞두고 불펜 요원인 에반 믹이 트리플A로 내려왔을 때 대체 후보 네 명 중 하나가 윤석민이었다. 비록 순수 불펜 자원인 브래드 브래치가 승격됐지만 윤석민의 이름이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상승한 위상을 실감하게 한다.
여기에 노포크의 현재 선발 로테이션을 고려해도 기회가 있다는 전망이다. 현재 노포크의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어가고 있는 케빈 가우스먼은 늑간 부분의 근육이 손상돼 2주 가량은 공을 던질 수 없다. 가우스먼은 자타가 공인하는 ‘콜업 0순위’의 선수였는데 갑작스러운 부상에 페이스 저하가 불가피하다. 또 하나의 선발 요원인 스티브 존슨은 이제야 막 부상에서 복귀한 상황이다. 윤석민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물론 아직은 볼티모어의 선발 로테이션에 어떠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 예상하기는 어렵다. 다만 더블헤더와 같은 경우 변수가 생길 수 있고 ‘준비된 자원’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든 나쁠 것이 없다. 한편 이는 시즌 중반 이후 붙박이 자리를 노리는 윤석민의 ‘준비 과정’과도 연관이 있다. 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구위와 몸 상태 회복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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