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애도...' 김연아 아이스쇼에서 주목해야할 것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5.04 08: 39

'피겨여왕' 김연아(24)가 현역에서 은퇴한 후 첫 아이스쇼에 나선다. 현역 무대 은퇴에 최근 대한민국을 비통함에 잠기게 한 세월호 참사로 인해 아이스쇼는 예전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김연아의 아이스쇼 '삼성 갤럭시★스마트에어컨 올댓스케이트 2014'가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열린다. 지난 2월 끝난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현역 무대를 은퇴한 김연아를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첫 아이스쇼이기에 많은 팬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매년 찾아오는 아이스쇼지만, 이번 아이스쇼에서 조금 더 주목해야할 것들을 꼽아봤다.
▲ 아이스쇼에서도... 세월호 참사 애도하는 '노란 리본'

지난 2일에는 이번 아이스쇼의 공개 리허설과 기자회견이 있었다. 기자회견에 나선 김연아를 비롯해 셰린 본과 박소연, 데니스 텐, 스테판 랑비엘 및 안무가 데이빗 윌슨의 가슴에는 익숙한 노란 리본이 달려있었다. 이에 대해 구동회 올댓스포츠 부사장은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는 의미에서 스케이터들이 노란 리본을 달고 기자회견에 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을 충격과 비탄에 빠뜨린 세월호 참사로 인해 수많은 행사와 공연들이 취소된 상황이었기에, 아이스쇼를 여는 김연아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연아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준비한 연기를 멋있게 보여드리고 그 연기를 통해 많은 분들이 치유하는 마음 간직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며 "선수들은 자신들이 준비한 것을 관중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공연에 담은 의미를 전했다. 윌슨 역시 "다시 한국에 오게 되어 반갑고 기쁜 마음이지만, 이번 세월호 참사에 대해 뉴스를 통해 알고 있었다. 무거운 마음으로 함께 하게 됐다"며 "이번 아이스쇼에서 준비한 안무나 모든 것들은 우리가 세월호 희생자와 가족분들에게 보내는 사랑의 표시이기도 하다"고 덧붙여 애도의 마음을 잊지 않고 전했다.
김연아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기적이 일어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유니세프에 1억 원을 기부하는 등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행보에 적극 동참해왔다. 은퇴 기념 메달 판매 수익금 일부도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쓰여질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아이스쇼에서는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기 위해 공연 시작 전 묵념을 진행할 예정이다.
▲ 천만 관객 넘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은반에 재현
이번 아이스쇼는 '겨울왕국'을 테마로 오프닝 'Let it go'에 맞춘 군무와 50인조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Time to Say Goodbye'에 맞춘 웅장한 피날레로 관객을 찾는다. 지난 2010년 개봉 후 그 어떤 애니메이션도 깨지 못했던 '토이스토리3'의 아성을 넘어서며 명실공히 전 세계 흥행작 반열에 이름을 올린 '겨울왕국'의 흥행에 힘입어 OST 'Let it go'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바 있어 기대된다.
김연아 역시 "많은 인기를 얻었던 영화 음악을 쓰게 돼 많은 분들에게 친숙하게 느껴질 수 있는 그런 아이스쇼가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안무가인 윌슨도 "김연아의 은퇴를 기리는 이번 아이스쇼에서는 영화 겨울왕국의 삽입곡을 사용했다. 'Let it go'라는 곡의 강력한 가사가 주는 영감을 담았다. 이번 쇼와 가장 잘 어울린다"며 기대를 부추겼다.
▲ 김연아가 너무나 하고 싶었던, '투란도트' 첫 공개
이번 아이스쇼에서 김연아는 새로운 갈라 프로그램을 공개한다. 그가 오랫동안 하고 싶어했던 '투란도트-공주는 잠 못 이루고'가 바로 그것이다. 1926년 초연된 이후 전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자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는 한국에서도 꾸준한 사랑을 받는 작품이며,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는 투란도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아리아다.
중국을 배경으로 한 이국적인 오페라의 스토리가 주는 매력과 우아하고 화려한 음색이 더해진 '공주는 잠 못 이루고'는 스케이터들 사이에서도 단연 가장 인기있는 곡 중 하나다. '피겨 여제' 카타리나 비트, '토리노의 여왕' 아라카와 시즈카, 미국의 유망주였던 낸시 케리건 등 여자 싱글 스케이터들은 물론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미국 국가대표로 출전한 제이슨 브라운,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페어 부문 은메달리스트 팡칭-통지안 등 남녀와 페어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스케이터들이 이 곡을 프로그램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김연아는 너무 많은 선수들이 이 곡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현역 시절 투란도트를 하지 않았다. 김연아는 "피겨선수들이 많이 쓰는 흔한 음악 중 하나이기 때문에 선수 때는 이 곡을 쓰지 못했다"며 "현역 은퇴무대에서 어떤 곡을 할까 고민했다. 그러다 은퇴무대에서 한번 이 곡을 해보자고 생각해서 골랐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처럼, 김연아는 홀로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했던 살얼음판 같은 무대를 벗어난 후 맞이하는 자유를 투란도트로 펼쳐 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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