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8연승 가도를 달린 장원준(29, 롯데)이 SK를 또 한 번 막아서며 팀 대승의 든든한 발판을 놨다. 왜 자신이 그토록 기대를 받은 선수였는지를 증명하는 시즌 초반임에 손색이 없다.
롯데는 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16-4로 크게 이기며 2연승을 기록했다. 홈런 네 방을 포함, 장단 18안타를 때린 타선의 힘이 도드라진 경기였지만 선발 장원준의 든든한 호투도 빛을 발했다. 6⅓이닝 동안 3실점으로 SK 타선을 막으며 여유 있는 경기 운영을 만들어낸 일등공신이었다. 개인 8연승, SK전 5연승, 원정 4연승 행진도 이어갔다.
전날까지 개인 7연승(2011년 9월 13일 대구 삼성전 이후)에 SK전 4연승(2011년 5월 19일 문학 SK전)을 달리고 있었던 장원준이었다. SK에는 자신감이 있을 법 했다. 직전 등판인 지난 4월 27일 사직경기에서 7이닝 5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도 SK 타선을 꽁꽁 봉쇄한 장원준은 이날도 6⅓이닝 동안 5피안타 3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선방했다. 2실점은 후속투수 배장호가 김강민에게 홈런을 맞으며 추가된 것이었다.

1회 실점하며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다. 1사 후 조동화에게 좌익선상으로 빠져 나가는 2루타를 맞은 장원준은 최정 타석 때 폭투, 그리고 최정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1사 1,3루에 몰렸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이재원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하고 선취점을 내줬다.
그러나 2회부터는 안정적인 투구였다. 2회 김상현과 나주환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장원준은 타선이 대거 7점을 내며 앞서간 3회는 내야땅볼 세 개로 가볍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4회에는 2사 후 박정권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김상현을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5회에는 2사 후 신현철에게 볼넷, 김강민에게 좌전안타, 조동화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허용하고 만루에 몰렸다. 그러나 상대 간판타자인 최정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최대 위기에서 벗어났다. 5회 실점을 하지 않은 것은 이날 경기의 분수령이라고 할 만했다. 만약 여기서 2~3점 정도를 실점했다면 SK에 추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장원준이 이 고비를 넘겼고 롯데 타선은 6회 대거 8점을 뽑아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장원준은 경기 후 "포수 강민호의 리드대로 믿고 던졌다. 상대팀의 약점에 대해 많이 아는 것 같았다"라며 강민호에게 공을 돌린 뒤 "초반 타선 지원에 힘입어 편하게 던졌다. 5회 때 위기가 있었지만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군에서 제대한 장원준은 기대만큼의 호투를 펼치고 있다. 이날 승리로 시즌 6번의 등판에서 4승을 기록했고 평균자책점도 3점대를 유지하고 있다. 장원준의 가세는 롯데 선발진의 강화를 의미했고 이는 롯데를 우승후보로 손꼽는 이유 중 하나였는데 그 효과가 톡톡히 드러나고 있다. 전날(3일) 송승준이 부활의 투구를 펼친 롯데는 안정적인 선발진을 구축하며 당장 선두권(넥센·NC)을 위협할 적임자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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