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메네스 폭발, 커 보였던 스캇 빈자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5.04 16: 59

루이스 히메네스(32, 롯데)가 이틀 연속 펄펄 날았다. 엄청난 괴력을 선보이며 롯데 타선을 이끌었다. 반면 이에 맞서는 SK는 외국인 타자가 없었다. 히메네스 이상의 기대를 받은 루크 스캇(36)이 빠진 자리가 더 도드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롯데는 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홈런 4개를 포함, 장단 18안타를 때린 타선의 엄청난 파괴력에 힘입어 16-4로 크게 이겼다. 전날(3일) 경기에서도 타선의 집중력 측면에서 한 수 위의 모습을 뽐낸 롯데는 SK에 2연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위닝시리즈를 예약했다.
선발 전원 안타와 득점이라는 수치가 말해주듯 골고루 터진 롯데 타선이었다. 누구를 일등공신으로 뽑기가 애매할 정도였다. 다만 3일과 4일 경기를 모두 포함한다면 역시 히메네스가 가장 돋보였다. 말 그대로 해결사 몫을 톡톡히 했다. 이제는 롯데 타선의 구세주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히메네스는 3일 경기에서 5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2개의 안타가 모두 영양가 만점이었다. 2-1로 앞선 6회 터뜨린 2루타는 팀이 도망갈 수 있는 기회를 열었고 9회 2타점 2루타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점수였다. 이런 감은 4일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히메네스는 이날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3타점은 4-1로 앞선 2회 1사 1,2루에서 터져 나온 우중월 대형 3점 홈런(시즌 6호)이었다.
만약 롯데가 2회에 더 이상의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다면 SK의 추격에 시달릴 수도 있었다. 3점차였고 남아 있는 이닝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히메네스의 한 방으로 모든 분위기는 롯데 쪽으로 넘어갔다. ‘3점’ 이상의 가치가 있는 홈런이었다. 올 시즌 중요한 순간 결정타를 날리고 있는 히메네스의 클러치 능력이 십분 발휘된 것이었다.
반면 SK는 득점권 상황에서의 빈곤을 탈출하지 못했다. 전날 수많은 기회를 잡고도 놓치며 아쉬움을 삼킨 SK는 이날도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리고 이런 SK 타선의 무기력함은 스캇의 부상 이후 도드라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스캇이 지난 22일 문학 NC전에서 손목 부상으로 이탈한 뒤 앞뒤로 위치하는 최정과 박정권의 타점 생산 능력이 떨어졌다. 득점권에서는 다소 약했지만 기본적으로 출루율이 높은 스캇이 빠지자 SK 타선의 짜임새도 떨어진 것이다.
SK도 시즌 초반 스캇 효과를 볼 때가 있었다. 스캇은 4개의 홈런을 쳤고 3할 이상의 타율과 1.037의 OPS를 기록했다. 분명 수준급 성적이었다. 점점 나아지는 모습이 기대를 걸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팀이 한창 치고 나가야 할 무렵 손목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3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음을 고려하면 20일 가량 팀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다. 히메네스의 맹활약은 역설적으로 스캇의 빈 자리를 좀 더 크게 만들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