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두산을 상대로 의미 있는 10-0 대승을 거뒀다. 오랜만에 벤치의 작전이 적중했고, 토종 원투펀치 우규민도 마침내 첫 선발승을 거뒀다. 9연전 중 7경기가 남은 상황서 반전의 기폭제가 될 만한 승리였다.
대량득점의 시작은 '히트 앤드 런'이었다. LG는 두산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를 맞아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했다. 2회말 이병규(9번)의 첫 안타 후 이진영의 타석에서 히트 앤드 런을 걸었고 이진영이 우전안타를 쳐 1사 1, 3루를 만들었다. 기분 좋게 기회를 잡은 LG는 이병규(7번)가 니퍼트의 바깥족 낮은 패스트볼에 2타점 2루타를 날려 2-0으로 앞서 갔다.
5점을 폭발, 빅이닝이 된 3회말에도 작전과 타선 변경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이날 올 시즌 첫 1번 타자로 출장한 오지환이 기습번트로 출루에 성공, 상대의 허를 찔렀다. 이어 손주인이 니퍼트의 높게 제구된 슬라이더를 받아쳐 히트 앤드 런에 성공, 무사 1, 3루가 됐다.

찬스서 LG는 조쉬벨의 행운의 안타로 오지환이 홈을 밟았고, 박용택의 적시타, 이진영의 희생플라이까지 더해 두산을 따돌렸다. 이병규(7번)의 적시 2루타와 최경철의 우전 적시타로 7-0, 일찍이 승부에 쐐기를 박아버렸다.
작전 성공은 팀 전체 사기를 고취시킨다. 순식간에 득점 찬스를 만드는 것은 물론, 작전을 결정하고 지시한 감독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작전을 성공시킨 선수들의 자신감도 높아진다.
지난 2년 동안 어느 팀 못지않게 히트 앤드 런 작전을 자주 구사하고 성공했던 LG지만, 올 시즌은 그렇지 못했다. 히트 앤드 런 사인에서 헛스윙이 나왔고, 주자는 허무하게 주루사 당했다. 자연히 벤치는 움츠려 들었고, 타석에 자리한 타자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경우가 자주 나왔다.
우규민의 1피안타 무실점 호투에 의한 첫 승도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LG는 지난해 나란히 12승과 10승을 달성, 토종 원투펀치 역할을 했던 류제국과 우규민이 1승도 올리지 못했었다. 이들이 못 던진 경기도 있었으나, 잘 던지고도 승운이 따라주지 않았을 때도 있었다. LG 조계현 수석코치가 “제국이와 규민이가 빨리 승을 올려야한다. 그래야 투수진이 자리 잡고 정상화될 것이다”고 말할 정도로 둘의 첫 승이 간절한 상황이었다.
우규민은 굳건히 마운드를 지켰고 타자들도 두둑하게 점수를 뽑아줬다. 전날 류제국이 6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했으나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 7회에 무너진 것과 상반됐다. 지독했던 토종 선발진 징크스도 우규민의 선발승과 함께 막을 내렸다.
이날 승리로 LG는 시즌 8승(18패 1무)을 올렸고 두산과 어린이날 3연전 위닝시리즈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내일 승리해 위닝시리즈에 성공한다면, 반전의 첫 걸음을 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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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