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희, 역전패 후 염경엽 감독 찾아간 이유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05.05 06: 23

넥센 히어로즈 우완 사이드암 한현희(21)가 팀 패배를 자초한 부진에 반성했다.
한현희는 지난 4일 광주 KIA전에서 팀이 4-0으로 앞선 8회 선발 앤디 밴 헤켄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한현희는 1이닝 2피안타 1사사구 2실점하며 4-2로 쫓기는 계기를 만들었다. 팀은 9회초 다시 3점을 도망갔으나 KIA가 9회 5점, 10회 1점을 뽑아 8-7 역전승을 거뒀다.
사실 한현희의 실점은 패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그러나 염경엽 넥센 감독은 한현희의 마음가짐을 지적했다. 염 감독은 이날 경기 후 "한현희는 점수차가 클 때 집중력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다. 10-0이든 0-0이든 자기 몫은 제대로 해야 한다고 항상 강조하는데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행인 것은 한현희 역시 자신의 행동을 바로 반성했다는 점이다. 한현희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원정팀 감독실을 찾아가 짐을 싸고 있는 염 감독에게 직접 "죄송하다. 다음부터 잘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나이로 22살의 3년차 어린 투수가 하기에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염 감독은 한현희에게 "앞으로 10년 동안은 어느 감독 아래에 있던 지금까지 네가 해왔던 대로의 야구는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점수차가 나면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단점을 버리고 항상 자기가 맡은 이닝을 깔끔하게 막을 수 있는 불펜이 돼주기를 바란 것이다.
염 감독은 한현희를 미래의 마무리 투수로 점찍고 있다. 차세대 손승락으로 점찍은 투수가 경기를 망쳤을 때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면 지도자로서는 더욱 속이 답답할 것이다. 그러나 한현희는 용기 있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고 염 감독은 노여웠던 마음을 조금이나마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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