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외국인 선수들을 가장 어렵게 활용하는 팀이 KIA 타이거즈다.
KIA는 다른 팀들과 마찬가지로 투수 2명, 타자 1명으로 외국인 3명을 구성했다. 그러나 호라시오 어센시오가 마무리 투수로 기용되면서 '한 경기에는 3명 등록 2명 출장'이라는 프로야구 규약에 따라 데니스 홀튼이 선발 등판하는 날에는 마무리 어센시오를 위해 내야수 브렛 필이 빠져야 한다.
KIA 벤치는 상황별로 외국인 선수 세 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매일 머리를 쓰고 있다. 이럴 때 한 명이라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선수가 있다면 더 골머리가 아플 터. KIA의 세 외국인 선수들은 제각기 자기 몫을 다하며 시즌 초반 부진한 KIA를 뒷받침하고 있다.

홀튼은 올 시즌 6경기에 나와 3승2패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 중이다. 6경기 퀄리티 스타트가 5번이고 7이닝 이상 소화한 것이 4번이다. 넥센전 2경기에서는 7이닝 1실점(비자책), 7⅔이닝 3실점 하고도 2패를 안는 아픔을 맛봤으나 선동렬 KIA 감독이 "이닝을 길게 소화해줘 큰 도움이 된다"고 고마움을 표현할 만큼 팀에는 효자 선수다.
필 역시 홀튼이 나오는 날 빠져야 하는 상황을 모두 이해하며 자신이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구단의 신뢰를 사고 있다. 필은 지난 4일 팀이 4-7로 뒤진 9회말 극적인 동점 스리런을 때려내며 팀 역전극에 발판을 놓기도 했다. KIA는 이날 필의 3안타 3타점 활약을 앞세워 8-7 끝내기 승리를 안았다.
이날 필이 동점포를 때린 뒤 10회초 마운드에는 어센시오가 올라왔다. 어센시오는 넥센 강타선을 상대로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10회초를 가볍게 마쳤다. 어센시오가 넥센 타자들을 묶어놓으면서 KIA는 동점에 이어 역전 분위기까지 이어갈수 있었다. 어센시오는 올 시즌 10경기 2승 6세이브 평균자책점 0.87 완벽투를 선보이고 있다.
세 선수의 공통점은 팀에도 매우 잘 녹아들고 있다는 점. 간혹 자신이 더 수준높은 리그에 왔다는 것을 과시하며 권리만을 누리려 하는 외국인 선수들이 있어 눈쌀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지만 KIA의 외국인 트리오를 포함해 최근 한국에 오는 외인 선수들은 한국 리그를 존중하는 분위기다. KIA도 효자 외국인들의 '팀 플레이'를 앞세워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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