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99인의 여자를 만족시키는 남자’ (이하 ‘99만남’)가 막을 내렸다. 겨우 8회 만의 종영이다. 급하게 막을 내린터라 아쉬움을 자아내지만, 방송 최초 남편 자랑 콘셉트는 신선했고 신동엽의 재치 있는 진행은 마지막 회까지 빛났다.
신동엽은 지난 4일 오후 방송된 JTBC ‘99만남’에서 지금까지 출연한 21쌍의 잉꼬부부를 언급, 5블리(백지영, 강주은, 문지애, 권정주, 홍석천)에게 달라진 점을 질문하며 방송의 문을 열었다.
이에 백지영은 39년차 노부부의 사랑표현법 ‘이봐요’를 시도한 결과 색다른 사랑의 감정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신동엽은 음흉한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저는 부끄럽지만 일주일에 7번 술을 먹었는데 잉꼬부부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래 안 되겠구나 6번만 먹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젠 하루를 쉰다”고 너스레를 떨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후 신동엽은 사업실패와 보증으로 힘들었던 자신의 과거에 관심이 모아지자, “저는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게 보증이었다. 보증을 그렇게 서고 싶었다. 이제 하고 싶은 건 다 했다”고 능청스럽게 말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이어 신동엽은 총 열세 번의 보증을 섰다고 고백, “굵직한 거 네 번, 자잘한 거 아홉번”이라며 깜찍한 손동작으로 쓰라린 보증 경험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젠 방송만 할 거예요. 지금 정말 행복해요”라며 자리에서 빙글 빙글 돌아 웃음을 자아냈다.
이처럼 자타공인 콩트에 능한 신동엽은 특유의 장난기 가득한 표정과 함께 자신의 발언을 보다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는 몸동작을 적절하게 구사하며 눈과 귀가 즐거운 진행을 완성했다. 또 신동엽은 이 같은 질문을 돌싱녀 권정주, 동성애자 홍석천에게도 똑같이 던지며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유쾌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특히 신동엽은 절친한 홍석천의 성적 취향을 영리하게 운영하며 큰 웃음을 선사했다. 러시아 미녀 이나씨가 신동엽보다 홍석천의 외모가 낫다고 평가하자 “아무리 그래봤자 저분은 당신한테 관심 없어요”라고 응수하거나, 장가를 가고 싶다는 홍석천의 발언에 “정확히 말해요. 시집가고 싶어요. 장가가고 싶어요”라고 반문하며 좌중을 폭소케 한 것.
그러나 신동엽의 다소 짓궂은 농담에도 상대는 비난을 쏟거나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는 일이 없다. 순전히 MC 신동엽의 힘이다. 타고난 순발력과 재치 있는 입담, 데뷔 이후 꾸준히 다듬어온 개그코드와 화법은 그를 ‘(사업만 빼면) 뭘 해도 밉지 않은 MC’로 만들어준 듯 하다.
한편 ‘신화방송’ 후속으로 시작된 '99만남'은 99명의 돌싱녀 판정단이 '최고의 남편'을 가리는 프로그램으로, 신동엽 백지영 문지애 권정주 홍석천 강주은 등이 출연했다. 신동엽의 재치 있는 진행과 방송 최초 남편 자랑 콘셉트를 바탕으로 야심차게 출발했으나, 아쉽게 이른 종영을 맞았다. 후속 예능프로그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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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만남'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