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타선 절대과제, 게임메이커를 찾아라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5.05 08: 01

그동안 LG 타선은 균형이 맞지 않았다. 개막전부터 리드오프 박용택이 대폭발, 쉬지 않고 1루를 밟았으나 2번 타자가 박용택의 뒤를 받쳐주지 못했다. 조쉬 벨이 홈런가뭄을 해결했음에도 승리가 보이지 않았다. 작전 실패가 빈번했고 벤치는 움츠려든 채 타자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병살타가 쌓이며 어느 덧 30개, 병살타 부문 리그 1위에 올랐다.
경기를 풀어줄 게임메이커 부재가 원인이었다. 흐름을 읽고 상대 투수와 수비진의 허를 찌르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투수와 일대일 승부에만 의존한 채 30% 확률만 바라봤다. 도루로 그라운드를 휘저어야할 신예 선수들을 출루하지 못했고, 팀 도루 성공률은 64.7%에 그쳤다.
하지만 4일 두산전에선 모처럼 공격이 원활하게 풀렸다. 타순 변화가 적중하면서 타선이 정박자로 흘러갔다. 세 번의 ‘히트 앤드 런’ 작전이 모두 성공했고 15안타로 10점을 뽑았다.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한 판이었다.

무엇보다 오지환 손주인 이병규(7번)의 활약이 컸다. 이들이 게임메이커 역할을 해주면서 LG 타선에 불을 붙였다.
올 시즌 처음으로 1번 타자로 나선 오지환은 3회말 기습번트로 5득점 빅이닝의 포문을 열었다. 경기 후 조계현 수석코치는 “3회 기습번트가 오늘 경기를 가져온 결정적인 계기였다. 기습번트 하나가 컸다”고 오지환의 센스를 칭찬했다.
3회말 오지환의 뒤를 이어 타석에 선 손주인은 히트 앤드 런을 성공시켜 흐름을 이었다. 볼카운트 2B2S, 스트라이크존 위로 올라간 공을 좌전안타로 연결했다. 조계현 수석코치는 “정말 힘든 상황이었는데 잘 때려줬다. 주인이의 집중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이병규(7번)는 3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두르며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상대 투수 니퍼트의 낮은 코스 공을 절묘하게 연속 2루타로 만들었다. 당초 이병규(7번)는 박용택과 함께 테이블세터를 이룰 2번 타자 후보였다. 페이스가 다소 늦게 올라왔지만, 컨택 능력과 선구안은 보장된 타자다.
LG의 고질적인 딜레마는 2번 타순과 하위타순이었다.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가 있지만, 2번 타자가 흐름을 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서서히 해답이 보이고 있다. 손주인이 타율 3할1푼4리를 기록 중이고 이병규(7번)도 반전이 될 만한 경기를 했다. 시즌 전 구상대로 상대투수에 맞춰 손주인과 이병규가 2번 타자로 자리할 수 있다.
오지환이 간간히 1번 타자로 나와 박용택의 부담을 덜어주고, 하위타순을 이끈다면 금상첨화다. 삼진이 많아 작전은 걸기 힘들지만, 기동력으로 이를 메울 수 있다. 오지환은 지난해 팀 내 최다 30도루를 기록했다. LG에서 가장 빠른 주력을 자랑한다. LG가 2012시즌 후반기부터 오지환을 1번 타자로 기용한 것도 스피드와 체력이 있기 때문이었다.  
클린업은 걱정 없다. 이진영 이병규(9번) 조쉬 벨은 꾸준하다. 허리 통증으로 엔트리서 제외됐던 정성훈은 최근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서며 복귀를 타진하고 있다. LG 타선이 완전체가 되려면 오지환 손주인 이병규(7번)의 활약이 필요하다. 4일 두산전처럼 게임메이커가 되면 쉽게 득점을 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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