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한' 데인 드한, 심장이 두근거리고 싶다면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5.05 09: 17

온통 데인 드한 얘기다. 할리우드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최고 수혜자는 전에 본 적 없는, 새로운 타입의 매력적인 악당이 됐다. 그린 고블린이 되는 피터 파커(앤드류 가필드)의 친구 해리 오스본 역으로 등장한 배우는 데인 드한. 당초 많은 20대 남자배우가 후보에 올랐고, 실제 다른 배우가 유력하다는 소문이 나기도 했지만 결국 영광은, 2008년부터 본격 연기를 시작, 경험을 짧으나 그 연기력을 인정받아 할리우드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데인 드한의 차지가 됐다.
87년생 미국 태생.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를 통해 그를 접하고 급속도로 빠지게 된 관객들은 이 보송보송한 어린 배우가 이미 품절남이란 사실에 다시한 번 땅을 친다. 이제야 알았는데 왜 유부남이냐며. 대인 드한의 아내는 여배우 안나 우드다. 6년여 열애 끝 결혼 했단다.
2008년 NBC드라마 '로우 앤 오더 : 성범죄 전담'을 통해 데뷔한 데인 드한은 어느 순간 '갑툭튀'한 배우가 아니다.  이미 2012년 '클로니클'로 국내 영화팬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초능력을 갖게 된 방황하는 청소년 연기를 진짜 청소년처럼 해 내 그를 모르는 관객들은 그가 정말 10대인 줄 알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당시 26살이었다. '크로니클' 외에도 '킬 유어 달링스', '메탈리카 스루 더 네버', '로우리스 : 나쁜 영웅들' 등의 영화가 그의 필모그래피에 있다.

이 중에서도 보석같은 배우 발견의 즐거움을 얻고 싶다면 데릭 시엔프랜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2013)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데인 드한의 매력은 이중성인데, 사연이 많은 눈은 암울한 기운을 풍기면서도 투명한 에메랄드 빛으로 해맑게 빛난다. 퇴폐미에 쩌든 20대 병약한 루저 같다가도, 해리 오스본처럼 모든 것을 다 가졌음에도 이를 조롱하거나 원망하면서 사는, 철부지 재력가 같은 느낌도 난다. 못 돼보이면서도 한없이 안쓰럽다. 하긴 이러니 그가 해리 오스본으로 낙점됐겠지만.
'플레이스 비욘드 파인즈' 얘기로 돌아가자면, 영화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모터사이클 스턴트맨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루크(라이언 고슬링)가 1년 전 하룻밤을 보냈던 로미나(에바 멘데스)를 만나게 되고, 자신의 아이가 있음을 알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자신을 버린 아버지처럼 되지 않겠다고 다짐한 루크는 결국 은행을 털게 되고, 그런 루크는 자신을 쫓던 신참 경찰 에이버리(브래들리 쿠퍼)의 총에 맞아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는다. 하지만 15년 뒤, 루크의 아들 제이슨(데인 드한)과 에이버리의 아들 A.J(이모리 코헨)는 운명의 장난처럼 만나게 된다.
 
라이언 고슬링, 브래들리 쿠퍼라는 두 쟁쟁한 젊은 할리우드 스타가 극을 이끌지만, 정작 이들 보다 눈길을 사로잡는 이가 라이언 고슬링의 아들로 출연한 제이슨 역 데인 드한이다. 많은 평론가들이 이에 의아함(?) 혹은 신기함을 느꼈고 데인 드한의 모방할 수 없는 매력에 찬사를 보냈다.
제이슨은 소위 자신이 남들을 따돌리는 비주류의 고등학생. 특별히 친한 친구도 없고 무언가에 대한 열정도 없다. 약을 훔치며 간혹 사람들과 어울리는데, 그 모습이 한 순간 부서져버릴 것 같아 보는 이를 긴장시킨다.
그러면서 사람을 꿰뚫는 듯 일면 사악한 느낌의 눈빛을 쏘아대다가도 한 순간 환하게 웃으며 보는 이를 무장해제시킨다. 그러다가 아버지에 대한 숨겨진 과거를 알아가며 방황하는 제이슨은 우연이 아닌 운명의 그늘에서 고통받는데, 말 한 마디 없어도 그의 눈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눈 자체가 드라마다.
데인 드한의 매력은 상황에 따라 여러 면모를 뽐낸다는 것이지만 그래도 관통하는 것은, 병약하고 유약하며 초췌한 얼굴에 스민 뇌쇄적인 매력이다. 혹자는 디카프리오 퇴폐미 버전이라고 부른다.
그래도 배우로서 그가 사랑받는 것은 매력 자체에 앞선 연기력 때문이다. 캐릭터 그 자체가 되는 힘을 지녔다. '플레이스 비욘드 파인즈'에서는 20대이지만 반항과 혼란이 뒤섞인 내면의 10대 고등학생 역을 진정성있게 소화한다. 단순한 동안의 문제가 아니라 뼛속까지 10대 청소년의 느낌으로 연기가 아닌 연기를 보여준다. 많은 이들이 이 영화의 데인 드한을 보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길버트 그레이프'를 거론하기도 했다. 당시 관객들은 주연 조니 뎁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사랑에 빠지게 됐다.
이 강한 비극성을 지닌 남자는 위태롭지만 강하게 사람의 마음을 붙드는 매력이 있다. 신경질적인듯 예민해 보이는 영국 남자와 팔색조 할리우드 연기파 느낌을 모두 갖췄다.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드'에서 제이슨이 A.J와 학생식당에서 첫 만남을 갖는 장면은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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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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