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1점차 승리 이끈 '뛰는 야구의 힘'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5.05 10: 00

발에는 슬럼프가 없다. 발빠른 선수가 많을수록 다양한 작전을 구사하는 등 여러모로 유리하다. 현대 야구에서 스피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삼성은 4일 대구 NC전서 박해민과 이영욱의 적극적인 베이스 러닝을 앞세워 4-3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1-3으로 뒤진 삼성의 8회말 공격. 1사 1루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삼성은 박석민 대신 박해민을 대주자로 교체 투입했다.
주루 능력 만큼은 팀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그는 대타 김태완 타석 때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아쉽게도 김태완은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그사이 박해민은 3루까지 안착했다. 이흥련이 2사 3루서 중전 안타를 때려 3루 주자 박해민을 홈으로 불러 들였다.

삼성 벤치는 두 번째 승부수를 띄웠다. 이흥련 대신 이영욱을 투입했다. 이영욱은 2루 도루를 성공시키며 벤치의 믿음에 보답했다. 그리고 이영욱은 김상수의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 때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3-3 균형을 맞춘 삼성은 야마이코 나바로의 볼넷과 박한이의 중전 안타에 힘입어 4-3 역전에 성공했다.
1점차 승기를 잡은 삼성은 임창용을 투입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박해민과 이영욱의 적극적인 베이스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8회 승부처라 판단해 대주자 2명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지난해 팀 도루 8위(95개)에 머물렀다. 2011년 팀 도루 1위(158개)에 등극했던 삼성은 2년 만에 느림보 군단으로 전락했다. 배영섭(23개), 김상수(14개), 강명구(11개) 등 팀내 타자 가운데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는 3명 뿐.
류중일 감독은 "경기 전 전광판을 보고 상대 선발 라인업에 도루를 할 수 있는 선수들이 5명이 넘으면 경기하기가 힘들어진다"고 말한 적이 있다. "투수도 바쁘고 야수도 바쁘고 모든 선수들이 바빠진다"는 게 그 이유다.
또한 그는 "과거 삼성이 해태에 많이 졌을때도 마찬가지"라며 "해태에는 발빠른 선수들이 많았다. 시도때도 없이 뛰다보니 경기 내내 집중해야 했다"며 "아웃카운트 하나 손해없이 2루를 가는 게 얼마나 큰지 모른다"고 뛰는 야구의 장점을 설명했다.
류중일 감독은 평소 "발이 빠르면 얼마나 야구를 쉽게 할 수 있는지 아느냐"고 자주 이야기했었다. 삼성은 이날 경기에서 뛰는 야구의 힘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줬다.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