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거 리얼리티를 표방한 새로운 동거 예능프로램이 케이블과 지상파에서 각각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4월 첫방송한 올리브 TV의 '셰어하우스'와 4일 첫방송한 SBS '일요일이 좋다'의 새 코너 '룸메이트'가 바로 그것.
어색한 기류가 흐르는 수 명의 출연자들이, 한 공간에 모여 생활하면서 초반의 서먹함과 달리 각별한 사이로 발전해가는 모습이 '룸메이트'와 '셰어하우스'의 공통분모다. 한지붕 아래에 다양한 인생경험을 안고 제각각 모인 사람들이 예측불허의 어떠한 화학장용을 일으키느냐가 시청 포인트며, 방송의 흥망을 가르는 주요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16일 먼저 시작한 '셰어하우스'는 멤버들의 관계 진전에 '집밥'을 앞세웠다. 서툴지만, 함께 요리하고 식사하는 것으로 첫대면에도 서로간의 심리적 안정감을 부여했고, 술을 함께 기울이면서 마음속 솔직한 이야기를 쉬이 털어놓게 유도했다.

이상민, 손호영, 우희, 최희, 최성준, 천이슬, 모델 송해나, 디자이너 김재웅, 황영롱 9인은 '함께 밥을 먹는다'는 아주 단순한 행위를 통해, 서로에게 이날 한 걸음 다가섰다. 특히 지난해 개인적인 아픔을 겪은 손호영의 경우, 이들과 어울리며 상처난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지에 많은 이의 관심이 쏠렸다.
'셰어하우스' 이수호 PD는 "상처를 가진 사람이 그것을 혼자 풀어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 새로운 식구들과 함께 하면서 치유 받기를 바란다. 멤버들이 좋은 식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셰어하우스'가 집밥을 통한 관계 진전과 치유를 내세웠다면, 지난 4일 첫 스타트를 끊은 '룸메이트'는 남녀간의 화학작용을 좀 더 부각해 향후 전개에 호기심을 높인 모양새다. '엄마' 같이 꼼꼼한 신성우, 왕언니 이소라 앞에서 주눅드는 파이터 송가연도 인상깊었지만, 첫방송에서 시청자의 관심을 잡아끈 건 홍수현-서강준-나나의 삼각관계였다.
앞서 MBC 드라마 '앙큼한 돌싱녀'에서 누나 이민정의 마음을 흔들었던 서강준은 이곳에서 또 다시 홍수현과 나나의 관심을 집중케 하며 '대한민국 연하남의 정석'으로 급부상했다. 홍수현은 서강준을 보고 "훈훈하다"고 감탄하는가 하면, 이후 저녁식사 자리에서 나나와 묘한 신경전을 벌여 리얼함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룸메이트' 박상혁 PD는 "1회는 출연진 소개와 서로를 알아가는 낯선 과정들이 그려졌다. 2회부터는 이들 사이의 본격적인 '케미'가 등장할 예정"이라며 "마치 시트콤 같은 관찰예능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향후 '룸메이트'는 이동욱, 신성우, 이소라, 홍수현, 찬열, 박봄, 조세호, 송가연, 서강준, 박민우, 나나 11인 멤버들의 관계의 진전이 그려진다.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부쩍 번져가는 주거 형태를 관찰예능을 접목시켰지만, 대다수 시청자에게 아직은 낯선 풍경의 '공동 주거' 콘셉트는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와 다수의 유사 예능이 범람하는 TV에서 느끼기 쉬운 피로감을 덜어내 첫 방송 합격점을 받았다. 비슷한 시기 1회 방송을 끝내고, 2회 방영을 앞두고 있는 상황의 두 프로는, 단순 비교나 경쟁보다는 새 영역을 개척하는 동반자로서 각각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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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올리브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