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동우의 희망으로 봄날 햇살보다 따뜻해진, 그리고 빛난 밤이었다.
지난 5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는 이동우의 희망 찬가로 가득했다. 그의 솔직한 속내에 눈물 흘리기도 했지만, 결국 "저는 분명히 눈을 뜹니다"라는 밝은 미래와 함께 마무리됐다.
이날 방송에서 이동우는 "제 병은 망막색소병성증이다. 망막과 관련한 돌연변이다. 원인이 불명이기에 뚜렷한 해결 방법이 없다"며 담담히 앓고 있는 병 혹은 장애에 대해 밝혔다. 이어 그는 "정말 하나도 안 보이는 거냐"는 이경규의 질문에 "지난 2010년도에 실명 판정을 받았다"고 답하면서, "실명이라고 하면 다들 암흑을 떠올리는데, 저는 명암을 구분할 수 있다"면서 밝은 햇살을 느낄 수 있다는 말과 함께 행복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러나 결국, 그의 과거는 좌절이었다. 이동우는 이마저도 솔직하게 펼쳐내보였다. 이러한 과정을 받아들이는 것 역시 그에게 주어진 과제였기 때문.
이동우는 실명에 대해 "세상을 살다보면 불쾌한 감정을 갖게 되는데, 제일 불쾌한 건 불행이 예고돼 있는 것"이라며 입을 뗐다. 이어 그는 "'당신은 머지않아 실명한다'는 정말 불쾌했다"며 "그래서 우리들끼리는 사형수의 느낌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사형수의 감정으로 산다"고 당시의 감정을 정의내린 그는 오히려 담담하기 그지없었다.
그럼에도 이동우에게 희망을 찾아준 이는 아내였다. 아내는 그에게 눈이 완전히 실명하기 전 세상을 담아오라고 제안했다. 여행을 통해 마지막으로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기억에 남기라는 의도였다. 이러한 그의 아내 덕분에 그는 희망을 알았다. 이동우는 당시를 회상하며 "정말 많이 울었다. 그 날 흘린 눈물은 희망의 눈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게 희망이란 걸 알았다. 그날 흘렸던 눈물이 아직까지 생생하다. 저를 살게 해줬다"면서 "여행은 가지 않았다. 복지관에 가서 재활교육을 신청했다"고 털어놨다.
그의 딸 지우 양 또한 이동우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였다. 이동우는 이날 방송의 마지막 자신의 의지를 드러냈고, "꿈이 이뤄진다면 가장 먼저 보고싶은 게 있다면?"이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이동우는 "아내가 얼마나 예쁜 사람인 지는 안다. 그런데 지우는 잘 모른다. 그래서 사실 이건 만화같은 소망인데 더 바라지 않는다. 5분 정도만 허락이 된다면 지우하고만 있고 싶다. 얼마나 예쁘게 성장했는지 솔직히 보고싶다"고 답했다. 아버지 이동우의 소박하지만 모든 희망이 담겨있는 간절한 소망이었다.
이처럼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는 이동우가 선사하는 감동과 희망으로 가득했다. 따스한 봄날의 어느 밤, 이동우의 희망 찬가는 담담하지만 경쾌하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mewolong@osen.co.kr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