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은 끝났다. 운명의 36연전이 시작된다.
한화가 11일 동안 2경기라는 기형적인 휴식기를 마치고 36연전에 돌입한다. 지난 2주간 두번이나 휴식팀이 돼 9일이나 쉰 한화는 6일 잠실 LG전부터 제2의 시즌을 시작한다. 이날 경기를 시작으로 내달 15일 마산 NC전까지 36경기를 쉼없이 치르는 일정이다.
시즌 첫 23경기에서 한화는 9승14패 승률 3할9푼1리로 8위에 올랐다. 지난해 5월5일까지 6승20패1무 승률 2할3푼1리로 최하위에 머물렀다는 것을 떠올리면 눈에 띄게 좋아진 성적. 당시에는 4위권과 10경기차가 날 정도로 일찌감치 뒤떨어졌지만 올해는 3.5경기차로 가시권이다.

한화의 운명은 36연전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얼마나 잘 버티느냐에 따라 전반적인 성적을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4인 선발로 운용이 가능한 일정이었지만 이제는 5선발 체제가 아니면 버티기 어렵다. 변칙적인 불펜 운용도 36연전에서는 부담이 크게 따른다.
시즌 첫 23경기에서 한화는 변칙 운용이 많았다. 고정된 마무리가 없는 팀 사정상 구원 에이스 윤근영과 윤규진이 길게 던지는 경우 많았다. 윤규진은 두 번이나 4이닝 이상 던지며 경기를 끝내는 '중무리' 역할을 했다. 휴식기가 배치돼 있기에 가능한 기용이었지만 36연전에서는 이 같은 운용이 어려울 전망.
36연전에 맞춰 한화는 선발 로테이션에도 변화를 줬다. 부진과 함께 어깨 통증이 겹친 외국인 투수 케일럽 클레이가 1군에서 제외돼 재활군으로 내려갔고, 이태양과 윤근영이 새롭게 선발진에 들어왔다. 앤드류 앨버스를 시작으로 유창식-송창현-이태양-윤근영의 5인 선발 로테이션으로 재편됐다. 클레이가 합류할 경우 이태양 또는 윤근영을 다시 불펜 필승맨에 기용된다.
야수 쪽에서도 최상의 라인업을 기대해 볼 만하다. 무릎 수술 재활로 초반 외야수비를 나서지 못한 최진행이 이제 좌익수로 선발출장하고 있다. 어깨 재활 막바지에 있는 이용규가 외야 수비를 나설 경우 공격과 수비에서 여러모로 전력 극대화를 기대할 수 있다. 김응룡 감독도 "이용규가 수비를 나서는 때야말로 최상의 라인업"이라며 빠르면 이달 말부터 수비에 합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잇몸과 변칙 승부로 아슬아슬하게 잘 버티고 있는 한화. 이제부터는 팀의 진정한 힘을 측정할 수 있는 시험대에 오른다. 과연 36연전을 마친 뒤 한화는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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