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에서 사라진 완투-완봉승 언제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5.06 05: 55

한국프로야구에 완투와 완봉승이 사라졌다. 시즌이 개막한지 한 달이 더 지났는데도 선발투수의 완봉승은 커녕 완투도 보기 어려워졌다.
지난 5일까지 프로야구는 122경기로 전체 일정의 21.3%를 소화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9개팀 어느 투수도 완봉승은 물론 완투도 없다. 외국인 타자 가세에 따른 '타고투저' 영향이 크다고 하지만 한 경기를 확실하게 책임질 수 있는 완투형 투수의 부재는 한국야구의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일지도 모른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를 보더라도 완투-완봉 감소가 눈에 띈다. 461경기를 치른 메이저리그는 완투가 16차례, 완봉승이 9차례 나왔다. 전체 경기의 3.5%밖에 되지 않지만 꾸준히 나오고 있다. 6인 선발 로테이션으로 돌아가는 일본도 총 190경기에서 완투 20차례, 완봉 8차례가 작성됐다. 완투는 전체 경기의 10.5%로 그 비율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한국프로야구는 완투-완봉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모습이다. 2012년 33완투-11완봉승으로 투수들이 기세를 올리는가 싶었지만 지난해 21완투-6완봉승으로 기록이 줄었다. 올해는 그보다 더 적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 전반적으로 타고투저의 흐름이 리그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가장 완투-완봉에 근접한 투수는 두산 에이스 유희관이다. 유희관은 지난달 15일 대구삼성전에서 8⅔이닝 1실점으로 막았으나 9회 1실점하며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책임지지 못했다. 그러나 유희관을 제외하면 어느 선발투수도 9회에는 마운드에 오른 적이 없었다.
8이닝 이상 소화한 선발투수도 2차례를 던진 이재학(NC) 레이예스(SK) 외에 유희관 노경은(두산) 양현종(KIA) 옥스프링(롯데) 리오단(LG) 등 7명이 9차례 기록한 것에 불과하다. 삼성·넥센·한화 3개팀은 아직 8이닝 이상 던진 선발투수가 전무하다.
올해 프로야구의 가장 큰 특징은 불펜의 난조다. 삼성을 제외하면 대다수 팀들이 불펜의 과부하로 고생하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이런데 중후반에는 이 현상이 극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한 경기를 홀로 책임질 수 있는 완투형 투수의 가치가 매우 커진다.
한국프로야구의 가장 최근 완투는 지난해 10월2일 NC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가 마산 넥센전에서 기록한 게 마지막이다. 완봉승은 같은 팀 이재학이 7월31일 문학 SK전에서 작성한 것을 끝으로 10개월째 명맥이 끊겨있다. 과연 올해는 언제쯤 어떤 투수가 완투-완봉의 주인공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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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관-이재학-양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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