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승승승'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 좌완 쉐인 유먼의 등판 기록이다. 유먼은 올 시즌 5경기에 등판해 28이닝을 소화하며 5승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 중이다. 다승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자신이 등판한 모든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된 선발투수는 유먼이 유일하다. 등판한 경기에서 전부 이겼으니 말 그대로 '전승남' 유먼이다.
유먼의 세부성적을 보면 살짝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유먼의 올 시즌 피안타율은 2할8푼, WHIP도 1.39로 높은 편이다. 특유의 공격적인 피칭으로 볼넷 허용은 9개에 불과할 정도로 적지만 대신 안타를 많이 허용하고 있다. 투구수가 많아지다 보니 긴 이닝을 소화하기 힘든데 5번의 등판 중 5이닝만 소화한 경기가 3경기다. 대신 퀄리티스타트는 2번 뿐.

숨겨진 비결은 바로 놀라울만한 득점지원이다. 올해 공격력이 업그레이드 된 롯데 타선이지만, 유독 유먼만 마운드에 오르면 더 힘차게 방망이를 휘두른다. 유먼이 마운드에서 공을 던진 올해 28이닝동안 롯데 타자들은 48점이라는 득점 보따리를 안겼다. 9이닝으로 환산하면 15.43점에 해당한다.
득점지원은 선발투수에게 최고의 복이다. 타자들이 점수를 내준다면 투수는 마음 편하게 공을 던질 수 있다. 4월 5일 삼성전 6점, 4월 11일 KIA전 15점, 4월 18일 두산전 12점, 4월 23일 넥센전 10점, 4월 30일 한화전 5점 등 롯데 타자들은 유먼이 마운드를 지킨 동안 치고 또 쳤다.
그렇다고 해서 유먼이 타선의 도움으로만 승리를 거둔 건 결코 아니다. 평균자책점 2.89라는 대목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모든 경기에서 무너지지 않고 마운드를 지켰다. 워낙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낸 덕분에 김시진 감독이 유먼의 체력안배를 위해 일찍 투수교체 카드를 쓴 경기도 있었다.
그 원동력은 바로 위기관리능력과 체인지업이다. 유먼은 주자가 없을 때 피안타율이 3할6푼8리에 달하지만 일단 주자가 나가면 1할8푼으로 뚝 떨어진다. 특히 득점권 피안타율은 1할3푼5리에 그치고 있다. 좌완 유먼과 상대하는 팀들은 우타자들을 요소마다 배치하는데, 올 시즌 유먼의 우타자 피안타율은 2할3푼(좌타자 피안타율 .394)에 그치고 있다. 주무기 체인지업 덕분이다.
유먼은 6일 사직구장에서 열릴 두산 베어스전에 시즌 6번째 등판을 한다. 과연 이번에도 롯데 타자들이 유먼에게 득점지원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안길까. 유먼의 6연승 달성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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