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는 계속 오해를 낳았지만, 거듭된 오해의 매듭이 풀리자 결국 사랑이 됐다. tvN 월화드라마 '마녀의 연애'(극본 반기리 이선정, 연출 이정효) 속 연상연하 커플 엄정화와 박서준의 이야기다.
만남부터 오해의 연속이었던 반지연(엄정화 분)과 윤동하(박서준 분)는 드라마가 5회 진행되는 동안 쏟아지던 다양한 에피소드 속에 적에서 아군으로, 남남에서 '썸'을 타는 관계로 발전했다. 여기엔 매번 오해와 그걸 풀어낸 이해가 한 몫했다.
지난 5일 방송된 '마녀의 연애' 5회도 이런 전개의 연장선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워크숍을 떠난 트러블메이커 식구들의 이야기를 다뤘던 이 회차에서, 시설의 불우한 아이를 도우려는 윤동하의 모습을 보게된 반지연은 윤동하의 친동생이 아프다고 착각해 그를 돕기 위해 체육대회에서 투지를 불살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지나친 승부욕을 보인 반지연의 모습에 윤동하는 몸이 아픈 정은채(정연주 분)를 걱정하며, "왜 이렇게 이기는데 집착하냐"며 반지연을 책망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은채의 옛 친구라는 이를 자리로 안내한 지연은, 또 다시 은채를 곤경에 빠뜨리게 만들어 윤동하의 오해를 단단히 샀다. 워크샵 내내 동하를 생각하고 위했지만, 오히려 거듭된 오해는 둘의 사이만 서먹하게 만들었다.
오해의 매듭은 지연의 충실한 후배 송영식(윤준성 분)이 나서며 풀렸다. 체육대회에서 열을 올렸던 게 결국 동하의 동생 수술비 마련을 위해서였다는 이야기를 전한 것. 한 번 풀린 매듭은 두 사람의 사이를 더 단단하게 엮었다. 산에서 다리를 다쳐 헤매고 있던 지연을 찾은 동하는 또 한 번의 묘한 스킨십으로 관계를 한 단계 진전시켰고, 지연을 '마녀 아닌 평범한 여자'로 못박았다. 다만, 죽은 옛연인을 가슴 속에 담아둔 동하는 "자꾸 자극하지 말라"며 거리를 유지했다.
닿을 듯 닿지 않았던 두 사람의 입술처럼, 연인인 듯 연인 아닌 듯한 두 사람의 미적지근한 관계 진전에 방송말미 또 하나의 '오해'의 턱도 등장했다. 동하의 연인이 건넸던 죽은 히아신스를 살리고자 화분을 손수 갈고, 죽은 꽃을 잘라내 두 번째 꽃을 피우게 애썼던 지연에게 돌아오는 건 "멋대로 하지 말라"며 화분을 집어던져 깨뜨린 동하의 겉잡을 수 없는 분노였다. 동하를 위했던 행동들이, 결국 또 다시 오해만 낳게 된 셈.
두 사람은 여전히 과거에 사로잡혀 있다. 동하는 죽은 연인, 지연은 결혼식을 두고 사라진 연인 때문에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을 애써 부정하는 중. 결국 이를 풀어내기 위해선 과거를 떨쳐내고 서로를 오롯이 이성으로 인정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히아신스 에피소드'는 동하가 죽은 연인을 잊고 새출발을 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두 사람 사이를 막아선 오해의 매듭이 풀려, 조금 더 서로를 똑바로 바라볼 수 있게될 지 향후 전개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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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마녀의 연애'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