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의 김희애가 본격적으로 반격을 시작하면서 주변 인물들과의 갈등도 점차 심화되고 있다. 심혜진과 장현성 등 서한그룹 일가가 김희애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려고 하고 김희애는 이를 밀어내는 이들의 신경전이 살 떨릴 정도다. 무엇보다 극의 긴장감을 극도로 높이며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배우들의 내공은 시청자들을 소름 끼치게 했다.
지난 5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밀회’(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 13회분에서는 성숙(심혜진 분)과 서회장(김용건 분)의 사위 인겸(장현성 분)이 혜원(김희애 분)의 희생을 요구했지만 혜원은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차근차근 준비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혜원은 자신의 진짜 삶도 버리고 서한예술재단의 기획실장 자리에 올라 서한그룹의 삼중첩자 노릇을 하며 살아온 인물. 좋은 말로 삼중첩자지 사실은 노비나 마찬가지였다. 서한그룹은 그런 혜원을 쉽게 이용해왔다. 그리고 서회장의 무죄 판결을 위해 혜원을 또 이용하려고 했다.

그러나 가만히 있을 혜원이 아니었다. 혜원은 많은 돈이 있는 건 아니지만 뛰어난 두뇌가 있었다. 어떤 용도로 쓰일지 모르지만 비밀자료들을 USB에 정리해 비밀금고에 넣어 놨다.
이어 혜원의 반격이 시작, 살 떨리는 신경전이 펼쳐졌다. 인겸은 혜원에게 서회장과 통화를 했고 서회장이 “흉한 꼴 보이지 마라. 내가 아는 오혜원은 자발적으로 할 거다”라고 한 말을 전하며 자진 출두해 혐의를 일부 인정하면 집행유예가 가능할 거라고 제안했다.
혜원은 곧이곧대로 인겸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혜원이 아니었다. 혜원은 “왜 제가 당연히 응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라며 “지금부터 시작이에요”라고 오히려 경고의 말을 날렸다.
혜원과 서회장, 성숙, 영우 등 서한그룹 일가와의 전쟁은 조용하지만 빈틈없이 촘촘히 이어지고 있어 이들의 싸움은 시청자들이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무엇보다 긴장감을 높이는 데는 배우들의 내공이 크게 발휘됐다.
김희애와 장현성이 대면했을 때 김희애는 우아한 표정을 유지하면서 뼈가 있는 말을 던지고 미소를 짓다가 갑자기 날카로운 눈빛으로 장현성을 압도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했다.
또한 혜원은 성숙, 영우와의 신경전에서도 버텨야 했다. “그동안 수고했다”라고 말하는 성숙에게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다”고 하고, “잘 생각해라”라고 말하는 영우에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김희애는 심혜진의 말에 당황하거나 놀라는 기색이 전혀 없이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유연하게 상황을 빠져나갔다. 심혜진은 여유 있는 표정으로 은근히 김희애를 압박하는 모습은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탁월한 연기력으로 관계에 탄력을 불어넣으며 시청자들을 단 번에 몰입시킨 김희애, 심혜진, 장현성. 이날의 갈등 구도를 더욱 탄탄하게 만드는 데는 이들 배우들의 힘이 존재했고 앞으로의 전개를 더욱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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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밀회’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