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LA 다저스 우완 투수 잭 그레인키가 이어오던 메이저리그 신기록 행진이 허무하게 멈췄다.
6일(이하 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 그레인키는 (현대야구가 시작된)1914년 이후 전인미답의 길을 가고 있었다. 작년 7월 31일 뉴욕 양키스전 부터 이어지고 있는 18경기 연속 ‘5이닝 이상 투구, 2점 이내 실점’기록이다.
4월 19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 경기에서 16연속 경기로 메이저리그 기록을 세운 그레인키는 이후에도 기록을 두 경기 더 늘렸다.

하지만 이런 신기록 행진이 비로 인해 멈추고 말았다.
잔뜩 흐린 날씨 속에 시작한 이날 경기는 2회부터 비가 내리면서 예상 밖의 상황으로 가기 시작했다. 중간에 잠시 멈추기도 했지만 4회 초 다저스의 공격이 끝나고 공수교대가 이뤄지기 전 존 텀페인 구심이 중단을 선언했다. 현지시각으로 밤 8시 26분이었다.
경기중단시간이 1시간을 넘기면서 그레인키의 신기록 행진은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만약 경기가 재개되더라도 이미 어깨가 식은 투수가 그것도 궂은 날씨에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부상을 부를 수 있는 위험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왕년 다저스의 명투수 출신 해설가 오렐 허샤이저도 “선발 투수가 45분 이상 중단된 후 다시 마운드에 서기는 매우 어렵다”고 언급했다)
결국 경기 중단 후 3시간 17분 만인 현지시각 밤 11시 43분에 다시 경기가 재개되었지만 그레인키 대신 브랜든 리그가 마운드에 올라 4회말 수비에 임했다. 5이닝 이상 투구가 비로 인해 무산되는 순간이었다. 그레인키는 경기 내용에서도 이미 신기록 행진에 위험수위에 도달해 있기는 했다. 1회 시작하자마자 선두타자 디나스 스판에게 2루타를 맞더니 다음 타자 앤서니 랜든에게 좌월 2점 홈런(시즌 5호)을 얻어 맞았다.
하지만 그레인키는 3회 1사 1,2루의 위기를 병살타로 막는 등 추가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3회를 마칠 때까지 투구수도 54개로 5회까지 더 던지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추가실점만 없다면 자신의 신기록 행진은 19경기로 늘릴 수 있던 상황이다.
그레인키의 신기록행진 중단이 더욱 아쉬운 것은 그레인키의 워싱턴전 상대전적 때문이기도 하다. 그레인키는 전날까지 워싱턴전에 4번 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 1.78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 중 내셔널스 파크에서는 지난 해 7월 21일 한 경기에 나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nangap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