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지난 4월 16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 팬들은 열이 잔뜩 받았다. 이 날짜로 구단이 변경한 로스터 때문이었다. 팔꿈치 이상으로 마이너리그에서 재활등판을 했던 셋업맨 브라이언 윌슨이 복귀하게 되면서 다저스는 좌완 불펜 투수 파코 로드리게스에게 마이너리그 옵션을 행사했다.
대해 팬들은 다저스가 1,500만 달러를 포기하더라도 로드리게스를 메이저리그에서 기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팬 뿐 아니라 현지 미디어의 칼럼리스트, 기자 중에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이 1,500만 달러를 포기해야 한다는 한 이유는 바로 브랜든 리그 때문이었다. 리그는 2015년까지 다저스와 계약되어 있고 2년 동안 지불해야 하는 연봉이 1,500만 달러다. 그리고 마이너 리그행을 거부할 권리를 갖고 있었다.
다저스 팬들이 1,500만 달러라는 거금을 언급한 것은 바로 로드리게스가 마이너리그로 갈 무렵 리그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16일까지 4경기에 등판했으나 첫 등판인 4월 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을 제외하고 깔끔하게 수비를 끝낸 적이 없었다. 이후 3경기에서 경기마다 2안타씩을 내줬고 실점도 4점이나 됐다. 3경기서 3.1이닝을 던진 결과다.

이에 비해 로드리게스는 그 때까지 8경기에 구원등판, 5.2이닝 동안 6피안타 2실점,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고 있었다. 여기에 로드리게스는 좌완이라는 점도 작용했다. 로드리게스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면 다저스 불펜에 좌완은 J.P.하웰만 남게 되는 상황이었다. (브랜든 리그에 대한 불신은 그가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뛰던 2011년 37세이브로 내셔널리그 세이브 부문 3위에 올랐으나 2012 시즌 종료 후 다저스와 3년 2,250만 달러에 계약 후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에서도 큰 원인이 있다)
이런 여론에도 불구하고 로드리게스는 마이너리그로 갔고 리그는 팀에 남았다. 물론 이후에도 한 동안 돈 매팅리 감독은 리그에 대한 질문에서 해방되지 못했다. 리그가 4월 17일 이후 4경기에서 무실점으로 잘 던지고 특히 4월 2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2이닝 동안 무안타 무사사구로 잘 던진 이후에야 리그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다.
리그는 이후 마운드에 설 때 마다 자신의 임무를 다하고 있다. 2일 미네소타전에서 1실점하기는 했지만 5회 2사 1,2루에서 선발 레드 페터슨 대신 올라가 위기를 넘긴 다음이었다. 4일 마이애미전에서는 6-6 동점이던 연장 10회 등판, 2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고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앞서 9회 등판한 크리스 페레스가 동점을 허용하고 켄리 젠슨도 나올 수 없는 상황에서 보여준 호투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리그는 다시 6일 워싱턴 내셔널스 전에 등판했다. 우천으로 인해 경기가 3시간 17분 동안 중단되는 바람에 3이닝을 마친 선발 투수 잭 그레인키가 더 이상 던질 수 없는 상황에서였다. 역시 리그는 2이닝 동안 2피안타 탈삼진 2개 무실점으로 임무를 마치고 6회 수비부터 크리스 위드로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런 호투 속에서 시즌 성적도 좋아졌다. 11경기 18.1이닝을 던지면서 5실점(4자책점), 평균자책점이 1.96이 됐고 WHIP도 1.04가 됐다.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로 변신하고 있는 중이고 리그에 대한 질문이 나올 때 마다 “괜찮다. 좋아지고 있다.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두둔했던 매팅리 감독의 체면을 살려주고 있다.
파코 로드리게스는? 4월 29일 다저스가 25인 로스터에서 투수 숫자를 13명으로 늘리면서 다시 메이저리그로 왔다. 하지만 1일 미네소타전에서 아웃 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3실점했고 2일에는 실점은 없었지만 0.2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을 각각 하나씩 허용했다. nangap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