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오라는 단어의 말 뜻이 바뀌어야할 것 같은 요즘이다. 드라마 속 카메오들은 정식 출연진 못지않은 존재감으로 강하고 짧게 안방극장을 강타하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첫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닥터 이방인'에서는 주인공 이종석 만큼이나 등장부터 죽음까지 강렬했던 김상중이 있었다. 박훈(이종석 분)의 아버지 박철로 분한 그는 흉부외과 의사로서 전쟁을 막기 위해 북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그 곳에서 엘리트 의사의 삶을 살다 훈을 탈출시키려다 목숨을 잃었다.
지난 2011년 SBS '시티헌터'로 진혁 감독과 인연을 맺게 된 그는 그 인연으로 '닥터 이방인' 카메오 출연을 하게 됐다. 그는 중후한 이미지에 걸맞은 절제된 연기로 1시간여의 방송 시간을 장악했다. 특히 마지막 아들 훈 앞에서 총에 맞아 쓰러지는 철의 모습을 연기하며 김상중은 그의 죽음을 시청자의 뇌리 속에 무겁고 진중하게 담아냈다.

'닥터 이방인' 뿐 아니라 SBS 드라마에는 많은 카메오들이 짧고 굵게 드라마를 빛냈다. 특히 지난 2월 종영한 '별에서 온 그대'는 그야말로 '카메오로 채워진 그대'였다. 그 면면도 다양했다. 미쓰에이의 수지부터 2NE1 산다라박, 류승룡, 연우진, 유인영 등 다양한 카메오들이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수지, 유인영, 류승룡은 크게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도민준 역의 김수현과 KBS 2TV '드림하이'에서 연인 호흡을 맞춘 바 있던 수지는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천송이(전지현 분)의 질투심을 유발하는 캐릭터로 출연했다. 마치 '드림하이'를 연상케하는 모습에 두 드라마의 팬들은 열광했다. 한복을 입고 조선시대 허균 역으로 특별출연한 류승룡도 방송 이후 네티즌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또한 유인영은 카메오라는 역할이 아까울 만큼 큰 존재감을 보여줬다. 극 중 이재경(신성록 분)의 연인으로 등장해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유인영은 마지막까지 끊임없이 모습을 비추며 카메오라는 수식어를 무색케 만들었다.
유인영의 카메오 활약은 이 뿐 아니었다. 그는 4월 말 종영한 MBC '기황후'에서 카메오에서 정식 출연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짧은 등장에도 존재감이 컸던 그에겐 방송 이후 호평이 쏟아졌고, 결국 러브라인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 '기황후' 속 유인영은 카메오 답지 않은 카메오의 정석을 보여줬다.
KBS 2TV 월화드라마 '빅맨'에도 믿고 보는 씬스틸러들이 출동해 카메오로 등장했다. 지난 4월 29일 첫 방송에서 이성민은 극 중 정부의 고위관리로 깜짝 등장,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또한 이날 방송에는 송재림까지 코믹 연기와 추격신을 함께 보여주며 짧고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앞으로도 많은 카메오들이 드라마에 색다른 재미,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등장할 전망. 카메오 답지 않은 카메오들의 활약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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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KBS,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