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의 설움이 끝나니 봄이 왔다. 전작에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남자를 짝사랑했던 두 여배우가 새로운 작품에서는 만개한 매력으로 삼각관계의 중심에 섰다. 외로웠던 시절은 짧았고, 사랑 받을 일은 길게 남았다.
먼저 첫 발을 내민 것은 KBS 2TV ‘빅맨’에서 여주인공 소미라로 출연 중인 배우 이다희다. 극 중 소미라는 사고를 당해 생명의 위협을 받았던 강동석(최다니엘 분)의 애인이자 그를 대신해 우연한 기회에 현성유통의 사장 자리에 오른 강지혁(강지환 분)의 보필하는 FB팀(Family Business) 직원.
소미라는 일개 직원의 신분으로 현성그룹 전체의 후계자인 강동석의 사랑을 받았을 뿐 아니라 현재는 사고뭉치 강지혁의 관심까지 받고 있는 상황. 빼어난 미모에 어려운 일들을 척척 해내는 똑 부러지는 성격은 구멍 많은 남자 주인공 강지혁에게 큰 도움이 되며 묘한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이다희의 캐릭터는 사실 전작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서도연이나 KBS 2TV ‘비밀’의 신세연 등의 인물과 특별히 다른 점은 없다. 검사나 재벌가 딸에서 회사 직원으로 사회적 위치만 달라졌을 뿐 전반적으로는 ‘차가운 인상을 풍기는 도시 여자’란 점에서 맥을 같이 하는 캐릭터들이다. 그러나 그를 보는 남자들이 달라졌다. 차분하고 정갈한 여주인공의 매력에 남자들이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주인공의 힘이 없지 않다. 더불어 이제야 그가 가진 매력의 진가가 발휘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또 다른 대세 배우 백진희도 짧은 휴식을 마치고 MBC ‘트라이앵글’의 여주인공 오정희 역으로 또 다시 월화극의 안방 문을 두드렸다. 백진희는 ‘트라이앵글’의 전작품인 ‘기황후’에서 주인공 기승냥(하지원 분)을 압박하는 표독스런 황후 타나실리로 분해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였다. 선한 얼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독기와 악녀임에도 황제 타환(지창욱 분)에게 가차없이 미움을 받는 그의 모습은 연민을 자아냈다. 이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타나실리의 인기를 치솟게 했고, 그가 이번 작품으로 다시 한 번 확실한 여주인공의 자리를 꿰찰 수 있는 기반이 돼 줬다.
백진희가 이번에 맡은 오정희 역은 두 형제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캐릭터. 청순한 외모지만, 공고 출신 '꼴통'에 반반한 얼굴로 많은 남자들과 연애를 했던 쉽지 않은 인물이다. 백진희는 그런 오정희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냈다. 처음 만난 남자의 따귀를 때리고, 말 안 듣는 남동생의 뒤통수를 때리는 그의 모습은 코믹한 동시에 씩씩하고 당돌한 여주인공의 매력을 드러냈다. 현재 '트라이앵글' 삼형제 중 한 명인 허영달(김재중 분)은 그의 모습을 보고 첫 눈에 반한 상황. 또 곧 방송될 2회에서는 삼형제의 막내인 윤양하(임시완 분)가 등장해 삼각관계의 틀이 형성될 예정이다.
이처럼 전작에서 다분한 매력에도 불구 사랑 받지 못했던 '짝사랑녀'들은 이제 당당히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여주인공의 자리에 섰다. 두 사람 모두 사랑 받는 역할에 만족감을 표하고 있는 상황. 이다희는 지난달 28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확실히 사랑을 받다보니까 촬영장에서 재미있었다. 한 달 반 넘게 촬영을 하면서 우리가 밤도 많이 샜는데 힘들다는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백진희 역시 지난달 30일 제작발표회에서 "'기황후'에서 타나실리 역할을 하면서 굉장히 외로웠다. 사랑을 갈구하고, 얻고자 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집착하고 하다보니 힘들었다. 속앓이를 많이 했고 그 한을 '트라이앵글'을 통해 풀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하며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봄을 찾은 두 여배우가 각각의 작품이 끝난 후에는 또 얼만큼 성장해 있을까. 기대감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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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앵글', '빅맨' 방송화면 캡처